“부패 집단 손가락질,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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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집단 손가락질, 부끄럽다”
  • 양재삼
  • 승인 2013.11.0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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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도지사 작심 발언…도청 내부 ‘의견 분분’
 
박준영 전남지사가 4일 오전 9시30분께 전남도청 4층 왕인실에서 열린 11월 중 직원 정례조회에 참석해 작심한 듯 속에 있는 얘기들을 가감없이 내뱉었다.
 
“공직자수는 많지 않은데 뇌물수수나 각종 비리로 구속되는 인원은 전국에서 제일 많다. 자식은 물론 이웃과 자녀 학교 선생님도 여러분을 보는 눈이 회색빛이고, 심지어 처갓집도 ‘우리 사위 신변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스스로가 인식하지 못한다면 큰 문제 아닙니까.”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공직 비리로 뭇매를 맞은 바로 그 장소에서 양 위원회의 국감이 있는지 꼬박 1주일, 나흘만에 박 지사가 가시박힌 채찍을 든 것이다.
 
박 지사는 “여야 할 것 없이 국감위원들이 전남도 공직자들의 부패에 대해 지적했다. 국회가서 예산 따올 때 국회의원들이 뭘로 보겠느냐”며 “스스로 자성하고 개선하지 않으면 내년에도 똑같은 지적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모두가 도청 건물을 보고 ‘참 잘 지어놨다’고들 하지만 속으로는 ‘도둑놈 소굴이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공무원 봉급과 처우도 예년과 달리 나아진 만큼 이젠 스스로와 가족을 위해, 또 명예를 위해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살되, 업무와 관련해선 어떠한 부패도 저지르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강도 발언은 이어졌다.
 
“국감에서 너나없이 지적하고 언론에 대서특필됐는데 마음이 편했냐. (도지사로서) 국감을 받으면서 너무나 부끄럽고 창피해 얼굴을 들 수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지사 훈시의 대부분을 공직 비리 척결에 할애한 박 지사는 끝으로 “대중 심리를 먼저 알아야 한다”며 “이 또한 지나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남도청이 가장 부패하다’는 누적된 이미지는 두고두고 여러분의 뒤를 따라다니고, 개개인 이미지와 오버랩될 것”이라며 자성과 내부 개혁을 촉구했다.
 
지사의 이날 작심 발언에 대해 도청 내부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일각에서는 “옳은 지적이고, 권익위원회 평가 때 내부직원 평가가 매우 낮게 나온 점은 곱씹어볼 문제다” “임기말 공직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작심 발언을 한 것 같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F1 티켓 파느라 업체나 보조금 단체, 심지어 친구들에게도 손을 벌릴 수 밖에 없는 처지여서 청렴도가 높게 나올리 만무하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양재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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