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노동환경 여전히 ‘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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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업 노동환경 여전히 ‘열악’
  • 승인 2013.11.0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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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창조경제 시대를 주창하며 IT산업 활성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IT기업의 외형 확대에 비해 노동환경은 매우 열악, 처우 개선 등 내실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국정보통신산업노동조합이 최근 발표한 ‘2013 IT 산업 노동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IT 산업 종사자들은 극심한 노동강도와 열악한 근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7.3시간으로 지난 2004년(57.7시간)과 별반 차이가 없었던 반면, 오히려 평균 노동시간이 80시간 이상인 경우는 전체 업체의 12.2%를 차지해 2004년(7.6%)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또 강도높은 노동에도 보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초과 근로시간을 집계하지 않는 경우’가 75.5%에 달했고, ‘초과 근로수당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76.4%에 달했다. 도의 경우 지난해 12월말 기준 IT와 바이오 산업을 포함해 지식산업 업체는 766곳으로 지난 2008년(521곳)보다 245곳(47.0%)이나 늘었다.

이 가운데 IT기업은 2011년 191곳에서 2012년 223곳으로 32곳이 증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외형 학대에도 불구, 일부 업체에서는 지나친 노동강도와 임금체불 등에 시달리며 처우 개선을 호소하는 종사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춘천의 모 IT 업체에서 경력 5년차 대리로 일하고 있는 김 모(30)씨는 “밤 10∼11시까지 야근도 모자라 주말까지 반납하며 일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초과 근로수당은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며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두 달까지 월급이 밀리기도 부지기수”라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또 “정부에선 IT를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지만 직원들은 창의적으로 일할 수 없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며 “소규모의 IT기업이 많은 도의 경우 열악한 근로 환경에 처한 종사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과도한 하도급 다단계 구조로 사업대금의 상당수가 중개료에 사용되는 기형적인 구조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도의 경우 수도권에 비해 워낙 영세한 업체가 많은데다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곳이 많아 근로 환경이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함 식 강릉과학산업진흥원 정보문화육성팀장은 “도내 IT 기업의 경우 서울 등 수도권으로 인력 유출이 심한데다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은 곳이 많아 근로 환경이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며 “유관 기관에선 기업의 경영 환경 조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노동 환경을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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