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 역사의 순천 전통역전시장, 결국 사용중단·퇴거 명령… 재건축 해법 시급

정밀안전진단 E등급 판정에 순천시 긴급안전조치명령… 11월 20일까지 퇴거 재건축추진위원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수차례 협의에도 뚜렷한 해결책 마련 못 해 상인들의 생계 터전 위기 속 안전 확보와 재건축 추진이 시급한 과제로

2026-11-08     이기장 기자
순천

[뉴스깜=이기장 기자] 전남 순천시 덕암동에 위치한 순천 전통역전시장이 건축물의 심각한 노후화와 안전 문제로 결국 시설물 사용중단 및 퇴거 명령을 받았다.

1979년 개설된 순천 전통역전시장은 지난 47년 동안 지역 주민들의 생활과 함께해 온 전통시장으로, 수많은 상인들의 삶의 터전이자 순천역 주변 상권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건축물의 노후화가 심화됐고, 정밀안전진단에서 최하위 안전등급인 E등급 판정을 받으면서 시장의 안전 문제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정밀안전진단 결과 E등급… 건축물 안전 위험 확인

순천시가 발송한 '역전시장 장옥건물 긴급안전조치명령 시행' 공문에 따르면, 역전시장 장옥건물은 2024년 11월 29일부터 2025년 1월 20일까지 실시된 정밀안전진단에서 E등급(불량) 판정을 받았다.

당시 조사에서는 건축물 외관 상태와 탄산화 깊이, 철근부식도 조사 결과 중대한 결함이 발견된 것으로 명시됐다. E등급은 시설물의 안전에 심각한 위험이 있는 상태로, 즉각적인 안전조치가 요구되는 등급이다.

역전시장은 과거에도 D등급 판정을 받는 등 안전 문제가 제기돼 왔으며, 이후 정밀안전진단에서 E등급으로 평가되면서 근본적인 시설 개선과 재건축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순천시 긴급안전조치명령… 11월 20일까지 사용중단 및 퇴거

순천시는 2026년 10월 29일 자 공문을 통해 역전시장 장옥건물에 대한 긴급안전조치명령을 통보했다.

순천시는 ▲역전시장 장옥건물 전체의 영업 등 일체 사용중단 ▲상인 및 이용자의 건물 밖 안전한 장소로 대피·퇴거 ▲퇴거 후 출입차단시설과 출입금지 안내문 설치 및 출입통제 유지 ▲순천시의 사용금지 해제 통지가 있을 때까지 시설물 사용중단은 명령하고 이행기한은 오는 20일까지 이며 공문을 송달받는 즉시 안전조치에 착수하고 기한 내 이행을 완료하도록 명령했다.

또한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필요한 안전조치를 행정대집행으로 실시하고 그 비용을 의무자에게 징수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역전시장은 더 이상 기존의 영업 환경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번 조치는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23조 제2항에 따른 것으로, 상인과 시장 이용객의 생명·신체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행정조치다.

◆비상대책위원회와 지속적인 논의… 뚜렷한 해결 방안 없이 행정명령에 이르러

역전시장 재건축추진위원회는 그동안 노후 건축물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 시장의 재건축을 추진하기 위해 주주 및 상인들과 협의를 이어왔다.

특히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이견을 보인 비상대책위원회와도 여러 차례 논의를 진행하며 사업 추진 방향과 주주 권리, 재산권 보장, 상인들의 영업 문제 등에 관한 의견을 조율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러나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실질적인 합의나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처럼 재건축 추진을 둘러싼 협의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사이 건축물의 안전 문제는 계속됐고, 결국 순천시의 긴급안전조치명령에 따라 오는 20일까지 시장 사용중단과 퇴거를 이행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다만 이번 행정명령은 정밀안전진단에서 확인된 건축물의 안전상 위험을 근거로 내려진 조치로, 특정 단체와의 협의 결렬이 직접적인 행정처분 사유인 것은 아니다.

순천

◆수십 년 지켜온 삶의 터전… 상인들의 생계 문제 현실로

역전시장은 단순한 상업시설이 아니다. 수십 년 동안 한자리에서 장사를 이어온 상인들에게 시장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 온 삶의 터전이자 오랜 추억이 담긴 공간이다.

이번 긴급안전조치명령으로 기존 상인들은 영업을 중단하고 시장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건축물의 안전을 확보하고 인명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갑작스러운 영업 중단과 이전으로 인한 상인들의 생계 문제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오랫동안 시장을 지켜온 상인들이 새로운 영업 기반을 마련하고 안정적으로 생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현실적인 대책과 관계자 간 협의가 요구된다.

◆재건축추진위원회, 사업 지속 추진 입장

순천 전통역전시장 재건축추진위원회는 건축물의 안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재건축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추진위원회는 그동안 기존 주주들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재건축 이후 개별 소유권 등기를 통해 안정적인 권리관계를 마련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제시해 왔다.

또한 최근에는 신탁회사 측으로부터 자기자본 투입과 준공책임을 전제로 한 재건축 사업 추진 의향을 전달받았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조건과 사업 참여 여부는 향후 협의 및 계약을 통해 확정돼야 한다.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이번 행정조치를 계기로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건축 추진과 함께 주주 및 상인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협의를 지속할 방침이다.

◆47년 전통시장의 갈림길… 안전 확보와 상권 회복이 과제

1979년 개설 이후 순천역 주변 지역 상권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전통역전시장은 이제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재건축을 둘러싼 이해관계 조정과 사업 추진 방안 마련이 늦어지는 가운데, 상인들의 생계 대책과 노후 건축물의 근본적인 안전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 황진하 ㈜전통역전시장 대표는 “이번 사용중단·퇴거 명령은 단순히 오래된 건축물의 폐쇄 문제가 아니라 지역 상권의 역사와 상인들의 생계, 재산권, 시민 안전이 함께 걸린 문제이다”라며 “빠른 시일내에 재건축이 시행되어, 수많은 상인들의 삶의 터전이자 순천역 주변 상권의 한 축을 담당해 왔던 지난날의 영광을 다시 찾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