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으로만 말린 김

강진 서중마을 손으로 만든 김 생산 한창

2013-12-19     이기원
 
 

 
‘탁, 탁, 탁, 탁...’
전남 강진군 마량면 서중마을의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남향 언덕이 발장(마른 김 만들 때 쓰는 발)에 붙은 김이 말라가는 소리로 요란하다.
 
기계로 만들어내는 요즘 김과 달리 전통 수작업으로 만들어내는 이 마을 김은 30년간 마량에서 양식을 해 온 강진군 김양식협회장인 강남원(60세, 마량면 서중마을)씨가 지난 2011년부터 시도해 완전히 정착을 했다.
 
작년 2억 4천만 원의 소득을 거둔 마량 수제 김은 건조장을 확충해 2014년 4월까지 2만 속(1속/100장)을 생산, 6억 원의 소득을 목표로 삼고 있어 겨울철에 거두는 고소득 효자 품목이다.
 
서중마을 수제 김은 마을 언덕에 짚으로 만든 너비 80m, 높이 2m의 건장(건조장)을 설치하고 김을 부은 발장을 붙여 햇볕에서 자연건조를 시킨다.
 
마을 노인회원 10여 명이 함께 작업하는 이 곳은 건장 옆의 작업장에서 채취해 온 물김을 나무 성형 틀에 부어 형태를 만든 뒤 말려 한 장 한 장 손으로 떼어낸 뒤 포장하는 작업을 반복한다.
 
사용되는 물김은 강진만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무기산 김으로 하루 8시간 이상 햇빛에 충분히 노출된 지주식으로 양식된 것이 특징으로 맛과 향이 뛰어나다.
 
특히 수작업으로 김을 만들어 기계로 만든 일반 김보다 두껍고 5cm정도가 더 큰데다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 향수를 느끼기에도 충분하다.
 
다만 건조장에 말리는 양이 한정되어 있고 햇볕이 있어야만 작업이 가능한데다 한 장씩 작업해야하는 작업공정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평균 하루에 7~80속 밖에 제조할 수 없는 단점으로 소비수요를 충족시키는데 어려움이 있다.
 
강진군은 짚으로 만든 건조장을 매년 새로 설치해야하는 부담을 덜어주고자 5개의 건조장 신규제작지원과 함께 물김 혼합기와 세척기 등 기계를 지원했고 포장재 지원 등 적극적인 행․재정지원을 해주고 있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대량, 규격, 기계를 배제한 옛 전통방식의 강진 수제 김이 진정한 슬로푸드(slow food)”라고 말하고 집중육성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