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 '1인 지점장' 대폭 늘렸다.
인력 재배치와 공격 경영을 위한 것으로, 민영화 전환 후 무한 경쟁의 또 다른 도전장으로 풀이된다.
광주은행은 최근 지점장급 승진인사를 통해 23명(전주 1명 포함)을 기업금융을 담당하는 RM지점장으로 발령냈다. 이로써 광주은행 RM지점장은 기존 18명에서 40여 명으로 늘게 됐다.
기업금융지점장은 산단 등지에서 기업고객을 타깃으로 활동하는 지점장으로, '1인 지점장'으로도 통한다. 기존 지점에 별도의 사무실이 마련되고, 차량도 지원된다.
지점장 명함으로 고객을 섭외하고 기업 본사나 공장 등을 돌며 덩치 큰 여신을 유치하기도 한다. 기존 기업은행 등 시중은행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광주은행이 1인 지점장을 두 배로 늘린 데는 3∼4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대형 점포 폐쇄와 소규모 점포 확대에 따른 인력 재배치를 들고 있다. 광주은행은 지난해 11월 민영화 이후 현재까지 서울지역에 12개의 미니 점포를 개설했고 올해 안에 수도권 전역에 3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인사적체 해소도 주된 이유로 꼽힌다. 1990년대 초반 은행들이 고속성장을 거듭하던 '뱅크 르네상스' 때 대거 입사한 직원들이 지점장 승진 대상으로 몰리면서 출구가 필요했다는 게 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은행의 꽃'은 지점장인데 지점장 한 번 못하고 퇴사하는 이들이 적잖을 수 있다는 판단에 RM이 해소책으로 등장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격경영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민영화 후 '찾아오는' 보수적 영업에서 벗어나 '찾아가는' 영업이 중시되는 사내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한 직원은 "그동안 은행 업무가 보수적인 경향이 강했는데 타성에 젖은 관행을 깨고 직접 영업 전선에 뛰어 들라는 메시지"라고 풀이했다.
RM을 통해 기업고객 유치에 주력해온 기업은행이나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과의 금융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