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1]안정산 : 몽골 초원의 푸른 꿈 (11화)

▶초원과 대화를 나누다

2016-01-29     안정산
[연재1]안정산 :몽골 초원의 푸른 꿈
'뉴스깜'은 독서와, 여행하기 좋은 계절에 안정산의 몽골 여행기를 연재하고있다. 
 
▶초원과 대화를 나누다
 
차창밖에는 앞 차에서 뿜어대는 흙먼지가 시야를 가릴 정도이다. 나도 버프로 얼굴가리고 한숨을 자려는데, 뒷자리에 앉은 옥성희가 “엄마야”하고 까무러치게 소리를 지른다.
잠결에 뛰어오르는 푸르공이 전복될 듯싶어 놀랐던 것이다. 잠은커녕 긴장감이라도 풀고 싶은 마음으로 푸른 초원만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삶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과 추억들이 스쳐간다.
나쁜 추억과 아픈 기억이 떠올랐지만, 이제는 삶의 반석이 되도록 긍정적인 나만의 마인드로 바꾸어 생각하고 해석해 보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청년 시절 가시넝쿨 헤치며 이겨냈던 시련이 그리도 많았지만, 오직 꿈과 희망이 정신적 지주였으며 때로는 언덕이고, 내 뒤에 찬란한 배후 세력이었다.
비온 후 무지개가 태양의 건너편에 일곱 가지 빛깔 나타나듯이, 고통과 어두웠던 먹구름도 내 삶 속에 밑거름이 되었기에 이처럼 아름다운 세상으로 변화되고 감지덕지하게 사는 현실에 감사할 뿐이다. 어려서 고향을 떠나 객지생활 하면서 스스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개척하려는 사고력이 내 삶에 가장 큰 자산이었으며, 희망은 주위환경을 여러 가지 색깔로 펼쳐 가는데 힘이 되었다.
때로는 자취방도 구하지 못해 선배 집을 찾아서 전전 긍긍했으니, 그 당시 어떠한 식탁도 나에겐 진수성찬이었으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슬픔과 외로움은 좌절이 아닌 사회나 가정의 중요함을 깨닫게 해준 보배가 된 것 같다.
 
모든 삶의 추억들이 더 없이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견고한 교훈이 되었다. 그처럼 모든 현실을 중요한 시간과 공간으로 여겨야 오늘의 여행도 즐겁고 보람을 찾을 것이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건강이 중요하겠지만, 정신 훈련은 더욱 필요하다.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마음이 즐겁고, 웃음도 저절로 터져 나오며 유머감각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부정한 생각을 가슴에 간직하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굳어지고, 말끝마다 독을 품어 세치 혀로 상해하려는 사람을 볼 때마다 정신단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한다.
 
사람에게 인격을 구축하는데 정신 수양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사는 방식이나 삶의 느낌은 결국 자신의 얼굴표정으로 역사처럼 나타나게 된다.
이제는 최고가 되기 위해 위만 바라보며 살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며 넓은 마음으로 살고 싶다. 하루를 즐겁게 연출하려면 모든 일 하나하나에 더욱 심도 있게 생각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함을 깨달은 것이다. 이번 여행이 내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모르겠지만, 푸르공이 허공을 찌르고 환경이 열악할지라도 오직 즐겁게 여행하고 싶은 심정이다”
15호차 회원들은 모든 걱정을 잊어버리고 아직도 깊은 잠에 빠져있다. 그러나 긴장은 언제 어디서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니 잠시 젖었던 명상에서 깨어난다.
 
앞차에서 뿌려지는 흙먼지가 유리창 틈새로 들어와 검정 옷이 황토 색깔을 띌 정도로 변해있다. 모처럼 큰 마을이 나타나자 모든 푸르공이 멈춰서 차에 기름을 넣으려고 한 시간정도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언제 어디서나 휴식은 하루 일과 중 일부분이며 휴가는 삶의 중요한 투자이다.
개구리도 방향 설정 후 더 멀리뛰기 위해 잠시 자리 잡음 하듯이 넓은 세상을 바라보거나 원대한 꿈을 꾸려면 때로는 휴가도 떠나고, 잠시 휴식을 취해야 가고자 하는 길이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
 
짧은 휴식마저 내 마음 저울대에 올려놓는다면 어찌 삶의 노예가 아니겠는가. 인생도 무엇에 목표를 두었든 간에 마라톤처럼 반환점부터는 작전을 세우고 완주를 위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그래야 세월의 허무함과 후회를 덜하게 되고 죽음이 다가와도 두렵지 않으며, 행복의 가치관을 마음껏 찾아 실천하게 될 것이다.
아직 회원들 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내 이름을 알아본 회원이 가장 반갑고 그러다 보니 악수도 하고 기념촬영도 하게 된다.
마치 내가 스타가 된 것처럼 착각에 빠질 때도 있다. 그래서 인생은 언제나 내일을 기대하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사는가 보다. 지금껏 하늘과 맞닿은 언덕 너머 초원의 꿈만을 향해 달려온 이곳이 도대체 어디쯤일까?
 

영화에서처럼 끝없는 초원을 자동차로 질주했건만 아직도 사방을 구분 할 수 없는 초원일 뿐이다. 소 떼와 양 그리고 수많은 말들을 자주 보았지만, 사람 구경하기란 정말 힘들다.
몽골은 우리나라보다 7배가량 국토가 넓고 인구는 290만이다.
그러나 도시에 집중되어서 게르 주위는 겨우 그 가족만 볼 수 있게 된다.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서인지, 사람 성격마저 양처럼 온순해 보인다. 몽골은 과거 대제국에서 벗어나 지금은 후진국으로 낙후되었다. 그러나 그들만의 지혜로 좋은 환경을 만들어 살아가고 있었으며 나름대로 행복 지수만은 높였기 때문에 평균 수명이 60세가 훨씬 넘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