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청장 보궐선거 ‘역대 가장치열’

“침체된 동구 발전 견인 구겨진 자존심 회복 화두”

2016-02-29     이기원

 국민의당, 김성환·안재경·양혜령 ‘3강’
더민주, 홍진태·임 택 팽팽한 힘겨루기


[뉴스깜] 이기원 기자 = 이번 4·13총선과 함께 치러지는 광주 동구청장 보궐선거가 국회의원 선거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전례없는 대결구도가 형성된 데다 후보군마저 넘쳐 나면서 총선 못지 않은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양당의 경선 룰 및 국회의원 후보와의 러닝메이트 조합, 관료와 정치인 출신간 인물대결 등 관전포인트도 풍성하지만, 뜨거워진 선거판만큼 억측이 난무하는 등 비방전도 격화되고 있다.

지역민들의 화두는 침체된 지역발전과 전임 청장의 잇단 낙마로 구겨진 자존심 회복으로 집약된다.

현재 재선거에 나선 후보만 9명으로, 더민주와 국민의당, 무소속으로 구도가 짜여졌다.
국민의당에선 김성환 전 국무총리실 국정과제관리관과 안재경 전 경찰대학장, 양혜령 전 광주시의원, 오형근 조선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김성숙 전 동구의원, 김영우 전 광주시의원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더민주에선 홍진태 전 광주시 문화정책실장과 임택 광주시의원이 출전채비를 마쳤고, 문팔갑 전 광주시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본부장은 무소속으로 예비후보를 등록했다.

1차 관심사는 양당의 경선문턱을 누가 넘느냐로, 여론조사 등 경선 룰은 최대관건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당은 중앙당 공천심사위에서 총선과 함께 경선 룰을 만들기로 방침을 세웠고, 김성환 전 관리관과 안재경 전 학장, 양혜령 전 시의원 등이 한발 앞서 판을 주도하고 있다.

애초 광주 북구을 총선후보로 거론됐던 김 전 관리관은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에서 22년간 재직하는 등 중앙부처와 국정경험이 가장 큰 자산이다. 행정관료로 여타 후보들과 소위 ‘경험의 크기’가 다르다고 자부하고 있다. 정년을 5년이나 앞두고 동구를 위해 ‘재능기부’에 나선 점을 부각시키며 주민들과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단, 후발주자인 탓에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는 부담이다.

안철수 공동대표의 인재영입 1호인 안재경 전 경찰대학장도 바닥민심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역시 중앙무대 경험을 통한 네트워크와 행정고시 출신의 정책입안 능력 등이 강점이다. 안씨 종친회를 비롯, 경찰조직은 든든한 지원군이다. 반면, 치안전문가란 이미지는 보폭을 넓히는데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잖다.

양혜령 전 시의원은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지고 표밭을 훑고 있다. 과거 여러 차례 선거로 다져진 조직의 결집력은 단연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당내경선이 여론조사로만 이뤄질 경우 무시 못할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반대로 경선 룰이 여의치 않을 경우 뛰쳐나와 무소속 출마할 가능성도 크다는 게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지역 내에서 회자되고 있는 일부 부정적 이미지도 털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 지방선거 당시 무소속으로 17%의 득표율을 올린 오형근 외래교수도 폭넓은 대외활동 등 만만찮은 저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동구에서 나고 자란 젊은 40대 기수론으로 민심을 파고들고 있는 김영우 전 시의원은 두 번의 동구의원과 시의원 등 바닥부터 커온 경험이 강점이다.

더민주에선 홍진태 전 실장과 임택 광주시의원이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홍 전 실장은 광주시 경제통상국장, 자치행정국장, 서구 부구청장 등 시정을 두루 경험한 베테랑 행정관료 출신으로 선 굵은 추진력이 강점이다. 30여년 공직생활 중 경제·문화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등 낙후된 동구 재건의 적임자임을 자임하고 있다. 아직 일정부분 영향력을 지닌 전임 청장 진영의 지원사격이 든든한 힘이지만, 반대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임택 시의원은 동구에서 잔뼈가 굵고 성장한 동구전문가로 통한다. 두 번의 동구의원과 시의원을 지내는 동안 의정활동만큼은 지역민들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지역정서를 꿰뚫는 등 외지 관료출신 후보자들 사이에서 지역 경쟁력만큼은 단연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다만, 시의원직을 유지한 채 당내경선에 뛰어든 점 등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두 후보자는 현재 더민주가 확정한 안심번호를 활용한 경선 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0% 여론조사 경선인 만큼 두 후보 중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가 승부를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근 후보자 면접을 끝낸 더민주는 내달 6일~8일 경선을 실시할 예정이다.
무소속으론 유일하게 문팔갑 예비후보가 뛰고 있다. 3선 화순군의원과 의장을 지내는 등 풀뿌리 정치경험이 가장 큰 자산으로 꼽힌다.

양당의 1차 예선이 끝나면 국회의원 후보와 러닝메이트 조합, 선거 막판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지지율 추이는 본선 승패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 더민주에서는 이병훈 예비후보가, 국민의당에선 현역인 박주선 의원이 뛰고 있다. 여기에 선거구 획정으로 무소속 동남을 출마가 점쳐지는 강운태 전 광주시장의 파괴력 여부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아시아문화전당 연계사업과 도시재생 등 지역발전에 대한 비전, 전임 구청장들의 잇따른 낙마로 실추된 지역의 자존심을 끌어올린 깨끗함과 참신함을 어떤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잘 전달할지도 승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