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금성산성 지킴이 청산스님 입적

2014-02-03     김대웅
 
호남 3대 산성 중 하나인 담양 금성산성(사적 제353호)에서 전통 무예를 수련하며 산성 지킴이 역할을 해온 동자암 주지 청산스님이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55분 광주의 한 병원에서 입적했다.
법랍 33년, 세수 52세다.
 
담양이 고향인 청산스님(속명 송철수)은 2004년 부인인 보리스님(속명 김경숙·46)과 세 자녀인 황룡(20)·청룡·구봉스님(14·여)을 이끌고 산성에 터를 잡고 고구려시대 호국승군 무예를 연마하고 산성을 가꿔왔다.
 
청산스님은 생전에 삼국시대 때 축조된 이후 임진왜란 때 호남의 군사요충지이자 승군들이 활약했던 '호국의 성지' 금성산성을 지키고 담양을 지키면 자신도 빛난다는 말을 자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산스님 가족들은 매일 새벽 예불을 드린 뒤 성곽을 돌며 주변을 청소하고 겨울이면 쌓인 눈을 털어냈다. 등산객들이 몰리는 시간이면 산성의 유래를 설명하는 해설사 역할을 자청하는 등 금성산성 지킴이 역할을 해왔다.
 
동자암은 등산객들이 산행하다 지나는 길에 무료로 전통차를 마시며 쉬어가는 쉼터 역할도 했다.
청산스님은 고혈압과 신부전증, 폐질환 등으로 투병하면서도 수련과 금성산성 해맞이 행사 등 활동을 계속하다가 한 달 전부터 건강이 악화돼 유명을 달리했다.
 
분향소는 광주 서구 신세계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3일 오전 10시.
 
김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