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사회 잇단, 윤장현 시민시장 "혹평"
참여자치21 이어 광주시민협도 '지난 2년 실망'
탈권위에도 “리더십 부재·모호한 정체성 등 치명적 한계”
앞으로2년 “잘 하길 믿는다” 아닌 “잘했으면 좋겠는데
[뉴스깜]이기원 기자 = 광주시민 단체들이 윤장현 광주시장의 ‘시민시장’ 타이틀이 위태롭다는 혹평을 내놓고 있다
광주의 첫 ‘시민시장’을 자처했건만 지난 2년에 대한 시민사회의 평가는 박했다. “시민시장답지 못했다”는 것이다.
민선6기 출범 당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남은 2년에 대한 시민사회의 전망도 밝지는 않다. “이번 평가를 계기로 제발 잘 했으면 좋겠다”는 말에서 ‘시민시장’을 향한 고뇌가 읽힌다.
이 말은 지난 30일 광주시의회에서 민선6기 광주시 2년 시정 평가 기자회견에서 광주시민단체협의회(이하 시민협) 정영일 대표가 한 말이다.
행정관료나 정치인 출신이 아닌 ‘시민사회 대부’로 이름을 알리며 정치에 뛰어들어 광주시장까지 당선된 윤장현이다.
광주시장 임기를 시작하며 “시민시장 시대의 개막”을 알렸지만, 2년이 지난 지금은 분위기가 딴판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 시장이 이끈 지난 2년 시정에 대해 “실망감을 안겨준 2년이었다”고 한 시민협은 “‘시민시장’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우며 시작한 윤 시장이 시민사회의 가치와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 옳은 방향으로 찾아갈 것이라 기대했는데, 방향마저 잃어버린 불안한 모습이다”고 지적했다.
지난 27일 시민협에 앞서 먼저 민선6기 전반기 결산 평가 기자회견을 한 참여자치21 역시 “시민도 혁신도 없는 시민시장 2년, 선언과 이미지만 난무했다”고 더 혹평한 바 있다.
좋게 평가한 부분도 있다. 탈권위적 행보로 역대 시장 중 ‘인간미’와 ‘진정성’에서만큼은 윤 시장이 최고라는 건 시민사회도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시장 본연의 역할이다. 시민이 진정 주체로 참여하고 주인이 되는 시정, 이를 위한 공직시스템 변화와 시정 투명성 확보, 공정한 인사 등을 기대했음에도 “보여준 게 없다”는 것이다.
이는 ‘시민시장’ 윤장현이 이전 시장들과 명확하게 차별화했어야 했고, 할 수 있었던 사명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취임 초기부터 현재까지 외척·측근·정실 인사 등 각종 인사 잡음이 반복되고 있다. 여기에 임기 내내 입방아에 오른 ‘외척 실세’ 논란은 시정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시정혁신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공직사회 장악력도 한계를 드러냈다.
참여자치21은 이같은 한계가 윤 시장의 리더십 부재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정체성을 의심케하는 일련의 사례들이 겹치면서 윤 시장에 대한 시민사회의 실망감이 더 커졌다.
대표적으로 시민협은 세월오월 전시 논란, 시청사 경찰병력 투입, 국가보훈처 금남로 군사퍼레이드 대처 논란 등을 언급하면서 “광주시장으로서의 명확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참여자치21도 2015년 5·18전야제 관련 `옥에티’ 발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식에서의 `박근혜 대통령 선물’ 발언, 구 도청 건물 원형 훼손에 대한 무반응 등을 지적하며 “윤 시장은 중앙정부가 불편해 하는 민감한 이슈를 대할 때 광주의 시민시장으로서 당당한 태도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시민협은 이날 윤 시장의 `시민시장’ 타이틀에 대해선 직접적인 평가를 내놓진 않았다. 다만 “시민시장 타이틀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 정영일 대표는 “그렇다, 아니다 특정하긴 어렵다”면서도 “`시민시장’이란 말에 대해 `시니컬(cynical, 냉소적)’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시민시장’의 실패가 시민사회에도 미칠 영향을 생각해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에 대한 실망이 컸던 탓에 시민사회는 남은 2년에 대해서도 희망적 낙관을 내놓진 않았다.
참여자치21은 “윤 시장이 시정혁신의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한 바 있다. 참여자치21 오미덕 대표는 “시정혁신을 기대하기에는 이미 늦어버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윤 시장은 이를 인정하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일 대표는 “윤 시장이 남은 2년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민시장 브랜드에 맞게 제발 좀 성공해 달라고 이런 평가를 하는 것”이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