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병 축제’ 광주 광산구 박호동 박산마을서 열려
송천(松川) 양응정(梁應鼎) 선생 탄신 500주년 기념
[뉴스깜]김필수 기자= ‘조선의병축제’가 5월 25일 조선 의병의 첫 역사가 시작된 광주시 광산구 박호동 박산마을 일원에서 성대히 개최됐다.
이번 축제는 ‘의병의 선각자’ 송천(松川) 양응정(梁應鼎) 선생 탄신 500주년을 기념하고, 양응정 선생이 의병을 처음 출장시킨 1555년 을묘왜변에서 조선의병 최초 승전을 한 5월 25일을 기리는 464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로 마련됐다.
또 양응정 선생의 아들 충민공(忠愍公) 양산숙(梁山璹) 선생이 1592년 임진왜란을 맞아 이곳 박산마을에서 호남의병을 처음 창의해 출전한 427주년을 기념한 행사이기도 하다.
이번 행사에서는 김삼호 광산구청장, 김학실 광주시의회 문화관광위원장, 양향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이영복 성균관유도회 원로회의 의장, 오기주 상균관유도회 광주본부 회장, 김한남 영암문화원장, 이현선 광산문화원장, 최관 전 고려대 교수, 그리고 휴일을 맞아 학생 등이 참가한 가운데 송천 양응정 선생과 을묘왜변 의병장, 임진왜란 의병장과의 만남, 양응정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 마상행진과 의병 깃발전, 국궁, 양응정 선생의 사발통문 드론 전달식, 의병 승전기원 검무예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조선의병축제’가 열린 광주시 광산구 박호동 박산마을과 어등산은 464년 전부터 시작된 ‘의병의 발원지’였다. 그 출발에는 ‘송천 양응정’이 있었다. 광주 광산구 박호동 박산마을에 살았던 양응정 선생의 의로운 활동은 돋보였다.
양응정 선생이 키운 후학들과 그가 교류했던 인사들이 을묘왜변과 임진왜란 때 의병의 중심인물이 된다. 양응정 선생은 1555년 을묘왜변이 발발하자 어머니 상을 당해 영암에서 시묘살이를 하고 있던 양달사(아버지 학포 양팽손의 제자이자 양응정의 동문) 현감에게 편지를 쓰고, 백세례(양응정의 제자인 백광성의 부친) 의병장에게 알려 의병을 창의하도록 독려했다. 아들인 충민공 양산숙과 김천일 의병장이 임진왜란 때도 호남 의병을 처음 창의한 곳도 이곳 박호동 박산마을이었다.
양응정 선생은 직접 가르친 제자와 아들, 사돈, 사위, 외사촌, 외손자 등 어림잡아도 30여명의 양응정 사단이 의로운 길에 구국의 지도자가 되어 나선다.
아들인 양산숙과 양산룡 형제는 물론이고 제자인 일휴당 최경회, 삼도도순변사(三道都巡邊使) 신립, 죽천 박광전, 동애 안중묵, 녹도만호 정운, 호의 의곡장(湖右義穀將) 김덕우, 삼천 최경운, 죽계 최경장, 고죽 최경창 등이 의병 등으로 나선다. 양응정의 사위 김광운, 외손자 청계 김두남, 손녀사위인 습정 임환, 그리고 사돈이자 고향 후배인 제봉 고경명, 준봉 고종후, 학봉 고인후, 죽촌 고성후, 유온, 해광 송제민, 유경지, 외삼촌 김인갑, 김의갑, 그리고 아들 양산숙의 동학동문(성혼 제자)인 중봉 조헌, 송암 양대박, 익호장군 김덕령 등이 모두 임란 때 의병장 등으로 활약한다. 이들이 모두 ‘죽음을 각오한 의로운 길’에 기꺼이 나선 것은 양응정이 “장차 있을 변란에 대비해야 한다”고 늘 강조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양응정은 1555년에 있었던 을묘왜변을 임진왜란의 전조로 봤다. 양응정은 그로부터 “전쟁 위기가 다가온다. 이를 대비해야 한다”며 ‘자주국방’에 노력한다. 양응정은 을묘왜변 이듬해인 1556년, ‘남북제승대책’으로 과거에서 두 번째 장원급제를 한다. 남쪽 일본과 북쪽 여진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방안을 낸다. 그로부터 2년 뒤 1558년에는 자신이 과거시험 시관이 되어 ‘천도’를 시험문제로 내고, 율곡 이이의 ‘천도책天道策’을 장원으로 뽑는다. 양응정은 ‘양민養民을 통한 양병養兵’을 하는 방안도 제시한다. 이는 율곡 이이의 ‘10만 양병론’으로 계승된다.
이 행사를 주관한 이현선 광산문화원장도 “이번 송천 양응정 선생 탄신 500주년 기념 ‘조선의병축제’는 의병의 중심지 어등산과 황룡강이 있는 박산마을에서 양씨삼강문 등 지역 문화유산과 예술자원을 활용해 광주시민 축제로, 대한민국 의병의 중심 축제로 개최됐다”고 밝혔다.
김삼호 광산구청장은 “‘의향’은 광주를 있게 한 뿌리이기도 한 의미”라며 “을묘왜란 당시 양응정 선생의 의로움이 임진왜란 당시 양산숙 선생의 절의정신으로, 병자호란 때 양만용 선생으로 이어졌고, 이 의로움이 동학농민과 한말의병, 민주화운동으로 쭉 이어지는 정신사가 광산구에서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오늘 기념행사를 바탕으로 광산구가 광주정신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더 나아가서 우리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광산구가 의로움의 고향임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 조선의병축제가 지역의 대표 축제로 발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힘껏 같이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선의병축제’를 시작으로 오는 6월 14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송천 양응정 선생의 의병 정신과 양응정을 따르던 을묘왜변의 의병, 임진왜란 당시의 호남의병에 대한 의미를 찾는 ‘의병 심포지엄’이 광주광역시의 지원으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