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휘국 광주시 교육감
2014-07-01 천병업
지혜롭고 정의로운 광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교육가족 여러분!
오늘 광주는 혁신교육 2기의 첫발을 내딛습니다. 바로 이 자리에서 중단 없는 혁신교육의 힘찬 첫걸음을 시작합니다.
크고 작은 혼란과 어려움을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이겨내 준 교육청 식구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오로지 교육만을 위해 밤낮없이 헌신하는 선생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와 경의를 보냅니다. 무엇보다 시민교육감을 믿고 응원하며 기꺼이 귀한 자녀를 맡겨준 학부모님들과, 대한민국 교육사의 변화와 개혁을 이끌고 있는 정의로운 광주시민에게 깊은 존경의 인사를 올립니다.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오늘, 혁신교육 2기의 첫걸음이 가능했습니다.
지난 4년을 생각해보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모두가 행복한 광주교육을 일궈내겠다는 일념 하나로 교육감에 출마했고, 해방 이후 65년만에 처음으로 평교사 출신 진보교육감이 되었습니다.
취임 초기, 교육감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서 고통스럽고 가슴 아픈 날이 많았습니다. 진실이 왜곡되고 진심이 전해지지 않아 외롭고 참담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럼없이 다가와 따뜻하게 인사를 건네는 교육가족들의 모습에서 용기를 얻었습니다. 외면과 의심, 불신이 사라진 자리에 응원과 격려가 자리잡아가는 걸 느꼈습니다.
이러한 응원과 격려가 광주시민에게 약속한 ‘경쟁과 차별이 아닌 상생과 협력교육’으로‘함께 배우고 나누는 행복한 광주교육’ 실현을 위해 쉼 없이 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오직 교육가족과 광주시민만을 바라보며 교육개혁을 추진했고, 압박과 부정에 굴하지 않는 광주다운 교육에 매진했습니다. 오늘날 이룩한 광주교육의 성과는 광주시민과 교육가족의 동참과 성원 덕분입니다.
기꺼이 아이들의 부모이자 멘토가 되어 준 천오백명의 희망교실 교사들, 쉬는 날에도 학교에 가고 싶다는 중학생의 해맑은 얼굴, 부담 없이 학교에 갈 수 있어 고맙다는 학부모의 인사, 교사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는 선생님의 말 한마디가 저를 감동시키고 신명나게 했습니다.
서로 존중하는 교사와 학생을 보며 용기를 얻었습니다. 체벌과 강압으로 지탱해온 교권 대신 학생들의 자발적인 신뢰와 존경으로 세워준 교권을 얻었다는 교사의 말에 이것이야말로 교육 혁명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번 6・4지방선거에서 우리는 교육민주화와 교육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보았습니다. 교육의 핵심가치가 성적과 성과가 아니라 안전과 생명이 되어야 함을, 경쟁과 차별이 아니라 협력과 상생이 되어야 함을, 우리는 너무도 참혹한 일을 겪으며 뼈저리게 깨달아야 했습니다. 생각하지 말고, 문제제기 하지 말고, 가만히 시험문제나 풀라고 강요하는 입시경쟁교육이 더 이상 지속되면 안 된다는 반성과 성찰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교육가족 여러분!
이제 교육이 시민에게 희망으로 다가서겠습니다.
직선 2기의 광주교육은 1기의 성과를 계승하면서 혁신교육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습니다.
지난 4년이 공교육의 변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기간이었다면 앞으로 4년은 혁신교육이 학교현장에 굳게 뿌리내리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저는 다음 사항들을 중점적으로 실천하면서 4년간 광주교육 백년대계의 기틀을 마련하겠습니다.
첫째, 학교문화를 혁신하겠습니다.
행복한 학교를 최우선으로 삼고 교원업무 정상화를 통해 배우는 즐거움으로 학생을 성장시키고, 가르치는 즐거움으로 교직원들의 자긍심과 사명감을 드높이겠습니다. 이를 위해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미래역량을 기르도록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겠습니다. 수업혁신을 통해 ‘질문이 있는 교실’을 만들고, 교사들의 수업권과 평가권을 강화할 것입니다.
둘째, 안전한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교육을 책임지는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무너짐을 느꼈습니다. 다시는 우리 학생들의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학부모들이 맘(Mom) 편히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학교 안전사고 예방과 대응을 위한 ‘안전교육지원센터’를 만들겠습니다.
셋째, 진로・진학・직업교육을 강화하겠습니다.
지금 아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한 채 학교에 다닙니다. 이제는 다양한 진로교육을 통해 자기주도적 진로설계능력을 갖춘 미래형 인재를 육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진로진학교육원을 설립하여 아이들의 꿈과 미래를 위해 맞춤형 진로・진학・직업교육을 강화하겠습니다.
넷째,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한 배움에 집중하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국제학업성취도 평가는 최상위권입니다. 그러나 협업능력이나 관계능력 등 미래에 꼭 필요한 역량 평가는 하위권입니다. 오직 점수나 학교의 명성만을 위해 학생들을 교실에 가둬놓는 교육은 이제 사라져야 합니다. 질문이 있는 교실, 자발적인 참여와 소통이 있는 수업을 통해 진정한 배움과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에 집중하겠습니다.
다섯째, 무상교육을 확대하겠습니다.
교육은 학생들에게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태어난 집은 달라도 배움은 공평해야 합니다. 빈익빈, 부익부의 병폐를 교육을 통해 끊어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학습준비물비와 체험학습 경비 등 학부모 교육경비를 경감하고, 교육소외 계층을 위한 교육복지 사업을 지속 추진하겠습니다. 어렵고 힘들겠지만 고등학교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광주희망교실도 확대・운영하겠습니다.
여섯째, 광주다운 교육을 실시하겠습니다.
광주는 광주다운 교육을 해야 합니다. 광주학생독립운동과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하여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를 내면화하는 정의로운 민주시민 교육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위상에 걸맞은 문화예술교육을 강화하겠습니다.
일곱째, 참여와 소통의 교육문화를 실현하겠습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육공동체 구성은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교육의 방향입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동네가 필요하다”는 말처럼, 이제 교육은 교사와 학부모를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할 때, 학교마다 특색 있고 창의적인 교육활동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지역사회 공동체의 실질적인 참여와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광주시민교육위원회’를 운영하겠으며, 생태‧노동‧인권‧문화예술 등 분야별 민・관・학 네트워크도 운영하겠습니다.
여덟째, 현장중심의 청렴행정을 구현하겠습니다.
현장중심의 청렴행정은 교육주체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선결 조건입니다. 정책의 근본 취지를 살리고, 혁신교육의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사제도를 개선하고 조직도 살피겠습니다.
특히 교장 임기제와 중임제, 공모제 운영은 그 도입 목적과 취지에 반하여 왜곡되거나 악용되지 않도록 운영하겠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교육가족 여러분!
이상의 과제들은 광주교육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광주시민들이 제시한 것들입니다. 앞으로 4년 동안 교육 가족 및 광주시민들과 소통하면서 차근차근 풀어나가겠습니다.
저를 비롯한 광주교육가족 모두는 시민의 요구와 이해를 바탕으로 혁신교육 정책들이 내실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첫 마음, 첫 각오를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혁신교육 2기의 철학과 각종 사업들이 모든 학교에서 구현되어‘함께 배우고 나누는 행복한 광주교육’이 완성될 수 있도록 시민여러분과 교육가족 여러분의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광주교육이 한 단계 더 성숙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