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오월’ 전시 냉철히 돌이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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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오월’ 전시 냉철히 돌이켜 봐야.
  • 양재삼
  • 승인 2014.08.2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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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오월’ 전시 냉철히 돌이켜 봐야.

광주지역 원로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해 논란을 일으킨 걸개그림 작품 ‘세월오월’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에 전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창작의 자유여부를 떠나 예산이 투입되는 공식행사에서 그런 그림을 전시하는 게 지역에 무슨 보탬이 될 것인지 생각해볼 때이다.

 광주비엔날레는 광주만의 축제가 아니다.

명실 공히 세계적인 미술축제가 되고 있는데 호남에서 지지를 하였던 안했던 대한민국의 국민이 투표로 뽑은 대통령을 닭대가리로 표현 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

만일 어떤 화가가 동료화가의 부모를 개 대가리를 그려 표현 한다면 그 화가는 어떻게 생각 할까? 표현의 자유쯤으로 그냥 지켜 볼 수 있을까?

안종일 전 광주시교육감, 김양균 전 헌법재판관, 조비오 신부 등 지역원로 16명이 최근 윤장현 광주시장과 만찬을 하는 자리에서 “박 대통령을 풍자하는 그림을 특별전에 전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보성향의 원로인사도 예술차원에서 국가원수를 패러디할 수 있지만, 세월오월처럼 직설적으로 패러디한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문화계 원로인사 역시 “표현의 자유에는 표현의 책임도 뒤따라야 한다”며 전시 불가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걸개그림을 전시하라는 시민단체들과 정 반대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사실 광주시의 예산이 투입되는 비엔날레행사에서 이런 걸개그림이 전시된다면 광주는 더 많은 것들을 잃을 수 있다. 재정자립도가 상대적으로 취약해 중앙정부의 의존도가 높은 지역이 정부의 비위를 쓸때없이 자극해서 득될 것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지역의 원로들이 ‘세월오월’ 작품의 전시에 부정적인 의견을 낸 것도 아마 이런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광주는 다른 지역과 사뭇 다른 칼라를 가지고 있다. 독재정권에 맞서 한국민주주의를 이뤄내는데 가장 큰 희생을 치렀지만 망국적인 지역주의로 인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산배정과 인재등용에서도 차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월오월’이라는 작품전시가 강행된다면 광주는 또 다시 외딴 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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