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깜]양재삼 기자 = 페루?! 꽃보다 청춘!
케이블 TV에 방영되며 리마, 쿠스코, 마추픽추 등 잉카콜라를 마시며 페루 전역을 누비는 연예인들 덕분에 배낭여행 붐이 일고 있는 페루, 태인초등학교 학생들에게는 이미 오래 전 ‘내 친구 나옐리’의 고향으로 소개되었다.
페루소녀 나옐리는 1년 전 낯선 땅 한국에 첫 발을 디뎠다. 30시간이라는 긴 비행시간과 3번의 환승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왔지만 먼저 와 터전을 잡고 있던 엄마 덕분에 한국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제 2의 고향 같은 곳이었다.
이번 추석은 나옐리에게 한국에 와 처음으로 맞이하는 추석이기에 아주 뜻 깊다.
“ 띵푠? 빤복?”
처음 듣는 단어에 어리둥절한 표정만 짓던 나옐리에게 송편 빚는 방법을 알려주었더니 ‘아하! 만두~’하며 그새 웃음을 지었다. 만두는 나옐리가 한국에서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맞이하는 추석을 기념해야 하신다며 김광옥 교장선생님(태인초등학교)께서는 나옐리에게 꼭 맞는 전통 한복을 직접 맞춰 선물해 주셨다. 자신이 직접 색과 천을 골라 그런지 드레스를 입은 것 같다며 한복을 입고 즐겁게 온 학교를 누비고 다녔다. 그리고 추석의 예법에 따라 학교의 어르신인 교장, 교감선생님께 큰 절을 직접 해보다 치맛단에 밟혀 넘어져 보기도 했다.
저녁 쯤 갑자기 문자 한통이 왔다. 다름 아닌 나옐리 아버지셨다. 서툰 한국어솜씨로 연신 한복선물을 자랑하는 나옐리를 보시고선 기쁘셨던 모양이다. 나옐리 아버지께서는 학생 한명 한명을 내 아이처럼 품는 태인초등학교의 특별한 사랑에 감동을 받으셨다고 하셨다. 더불어 한국 아이들과 섞이지 못할까 걱정하며 보냈던 입국 초기와는 달리 태인초등학교에 아이를 맡긴 것이 정말 잘한 결정이며 학교 및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셨다.
오늘은 나옐리의 첫 번째 한가위이다. 한복을 입고 큰 아버지댁에 인사를 가기로 한 날이다. 절은 잘 하였을까, 치맛단에 넘어지진 않았을까, 그 날 배운 윷놀이 기술을 잘 써먹을까, 한국의 정을 느끼며 마음이 따뜻해졌을까. 행복한 고민에 달은 마냥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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