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서남단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수려한 자연으로 유명한 진도는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다. 특히 154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새 무리처럼 펼쳐진 진도군 조도(鳥島)는 연간 9만 대의 차량과 21만 명의 관광객이 왕래하는 아름다운 섬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도에서 삶을 영위하는 주민들은 육지와의 단절로 인한 교통 불편, 의료 서비스 접근성 부족, 제한된 교육 기회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생활의 불편함을 넘어 생존과 직결되는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기상 여건 때문에 연평균 90일 이상 여객선이 결항하면서 주민들의 이동권이 제한되고, 응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처가 어려워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또한 쑥, 톳, 멸치 등 연간 3500여 톤에 달하는 농수산물 유통이 제한되면서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관광객 유치에도 한계가 있어 조도의 경제적 잠재력은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진도군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핵심 사업이 바로 신조도대교 건설이다.
진도항에서 조도면 창유리까지 8.14km를 잇게 될 이 사업은 단순한 연륙교 건설사업이 아니다. 이는 3만 진도군민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고 진도군 미래 발전을 이끌어갈 성장의 발판이다.
신조도대교가 완공되면 도서 지역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뿐만 아니라 관광객 유치와 경제 활성화, 주민 삶의 질 향상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신조도대교 건설을 위한 지역사회의 여러 노력이 있었다. 2021년 제2차 국가도로망 종합계획에 신조도대교 건설의 전제 사항인 국도 18호선 기점 변경이 반영되지 않았고, 다음 해인 2022년 ‘신조도대교 건설추진위원회’가 결성되었다.
이후 주민서명운동을 시작으로 지역사회 곳곳에서 신조도대교 건설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그 결과 20대 대선 호남지역 공약에 반영되기도 했다.
필자 또한 12대 전남도의회 임기 내내 안전건설소방위원회 소속으로 담당 부서인 건설교통국에 대선 공약인 국도 18호선 기점 변경과 신조도대교 건설을 전남도의 중점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당부했고 세부 진행 사항을 지속적으로 챙겨왔다.
그러나 최근 정치적 혼란으로 인해 대선이 새롭게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역사회에서는 그동안 해온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 국도 18호선 기점 변경과 신조도대교 건설을 다시 한번 대선 공약으로 반영하여 새 정부의 중점 국정과제로 추진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지역 정치권과 주요 기관·단체, 진도군청, 전남도청까지 민(民)·관(官)·정(政)이 원팀으로 협력하고,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신조도대교의 필요성과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널리 알려 이 사업의 중요성을 전국적으로 인식시켜야 한다.
신조도대교는 섬과 육지를 이으면서 동시에 진도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다리가 되어 아름다운 진도를 살아갈 후대에 물려줄 소중한 유산이 될 것이다. 이토록 중요하고 시급한 사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다가오는 미래에는 진도항에서 배를 타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를 이용해 조도를 왕래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이는 단순히 우리의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진도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도약을 위한 필수적인 과제이다. 진도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