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박종수 논설주간의 ‘소통.관통.형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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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박종수 논설주간의 ‘소통.관통.형통’
  • 승인 2015.01.2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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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형배광산구청장 ’갑(甲)질 논란‘ 정치적의도

싸움에는 명분과 원칙이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실리다. 진정한 승부사는 지고서도 이기는 실리를 챙긴다. 관계를 해치지 않고 이기는 것이 진짜 이기는 것이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자면 승패를 넘어서 실리를 우선시 해야한다. 정치적행위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최근 광주시와 광산구청간 부구청장 전보인사를 둘러싼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민형배광산구청장이 자치구 인사권을 명분으로 내걸고 작심한 듯 광주시 고위 관리들에게 ‘“탐욕과 야만의 ’갑(甲)질'을 멈추라”고 육두문자수준의 언어로 파상공세를 취하고 있다. 기자회견용의 언어가 이정도로 라면 인사권을 둘러싸고 광주시측과 민청장간 오고갔을 대화수준이나 냉기류가 어느정도 였을지는 짐작이 간다. 그리고 위험수위까지 육박하는 불쾌감을 표출한 이면에는 또 다른 무엇이 있는 지도 궁금하다.


민청장은 신문기자로 출발,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다가 구청장에 당선돼서 현재 연임중이다. 성격이 다혈질인데다 돌직구형인 민청장은 자유분방한 행보로 구설수에 자주 휘말리며 화제를 몰고 다닌다. 지역주민들은 지난 4년간의 구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던 것도 민청장의 이런 성격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논쟁도 광주시와 정치적 타협과 소통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것을 여론몰이로 감정을 자극해서 실타래를 더 꼬이게하고 있다는 불만의 소리가 높다.


구청에 우월적 지위와 권한을 행사하는 광주시의 맞대응에도 어른스럽지 못할뿐더러 유치해보이기 까지 한다. 150만 시정의 핵심역할을 하는 광주시 고위관리들의 행태가 걸음마를 시작하는 유아들의 지능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아 매우 실망스럽다. ‘관행’을 빌미로 맞불을 놓으며 문제를 키우는 것이 ‘더불어 사는 행복한 광주시민’을 구호로 내건 윤장현광주시장의 시정활동에 재를 뿌리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특히 광주시가 괘씸죄를 덧씌우느라 엉뚱하게 광산구청 하위직에게 불똥을 튀게 한 것은 큰 실책이다. 고위직 교류 인사를 둘러싼 파열음마저도 부끄럽게 여기고 수습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도 5개 자치구 7·8급하위직 공무원 전입인사를 하면서 교류대상에서 광산구를 제외시키는 특단의 조치를 단행한 것은 명백한 실수다.


공무원노조 광주본부가 양비론으로 두 당사자를 심하게 질책한 것은 옳은 지적이다. 구청장의 신분이나 지위, 역할을 망각한 채 정치적 도발행위를 감행한 민청장은 원인제공자로 보다 신중한 처신이 요구된다. 또 윤장현시장의 행정력까지 도마위에 오르게 만든 광주시 고위관료들의 무책임하고 본질을 왜곡시킨 인사행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안전장치가 절실하다.


박광태전광주시장과 김재균전북구청장이 지난 2002년 선거과정에서 발생했던 감정싸움으로 재임 8년간 시종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며 첨예하게 대립한 적이있다. 이때 미운털이 박힌 북구는 광주시와 인사교류가 단절되는 것은 물론 재정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해 소속공무원들이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고, 또한 지역주민까지 큰 피해를 입었던 것을 지켜봐야 했던 시민들은 이번 파장이 광산구는 물론 광주발전을 위해 무익하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부단체장 인사권이 기초단체장에게 있다는 ‘지방자치법’이나 광주시와 구청간에 체결된 ‘인사협약’은 절충을 통해 운영의 묘를 살리면 된다. 광주시와 5개구는 지금까지 인사교류를 통해 숨통을 터온 것처럼 앞으로도 협치의 시정으로 불합리하고 불평등한 요소들을 제거해나가야 할 것이다. 민형배청장의 어른스런 행동과 광주시의 성숙된 행정을 기대한다.

박종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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