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제일정보중고 평생교육원 52명 초등학력인정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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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제일정보중고 평생교육원 52명 초등학력인정 졸업식
  • 양재삼
  • 승인 2015.02.0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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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깜]양재삼 기자 =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 문해반의 생애 첫 졸업식이 2월 11일 거행된다. 이번 졸업식은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이 2013년 3월 초등학력인정 문자해득교육프로그램 대상 학교로 지정된 이래 두 번째로 맞이하는 졸업식이다.

   이 날 졸업하는 학습자들은 2014년 3월부터 2015년 2월까지 3단계 과정(240시간, 40주)을 마친 52명이다.

   초등학력을 인정받은 이 52명의 졸업자들 가운데 47명이 중입검정고시에 대해 부담 없이 올 3월 2일 목포제일정보중학교에 진학할 예정이다.


   전남 신안군 자은섬에서 버스 타고 배 타고, 다시 버스 타고 학교까지 왕복 5시간을 들여가며 공부한 김연순 씨(58세)는 이번에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게 되어 평생 소원을 이뤘다. 어린 시절 4남 4녀 중 큰 딸로 태어나 어린 동생들을 돌보느라 학교공부를 할 수가 없었던 김 씨는 섬이라는 지리적 어려움 때문에 줄곧 공부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살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그가 3년 전 55세에 이름만 겨우 쓰는 실력으로 목포제일정보중고 문해교육프로그램에 첫발을 내디뎠다.


   농사를 많이 짓고 있는 형편에서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는 남편의 반대가 심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까막눈으로 산 것이 너무 원통해 꼭 배우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했지만 집안 일을 생각하면 마음대로 할 수가 없었다. 살면서 가장 슬펐던 순간은 동네 아저씨가 무슨 서류를 써 달라고 했을 때, 읽을 줄도 모르고 쓸 줄도 몰랐던 일이다.


   검은 도화지 하얀 도화지

                      김연순(58세)

   지난 인생은 / 검은 도화지

   검은 색 위엔 어떤 색도 / 어울리지 안는다.

   동네일 부녀회 이곳저곳 / 부지런히 봉사는 하였지만

   한 곳도 마음껏 / 나설 수 없었다.

   십 리 산길 / 백 리 뱃길 헤치고 온 학교는

   나에게 글을 알게 해 주었다.

   읽을 수 있게 된 글은 / 하얀 도화지처럼

   무엇이든 잘 할 수 있는 / 나의 꿈이 되었다.


   자은 섬에서 산길 십 리, 뱃길 백 리를 한 주일에 3번씩 다니면서 한 자씩 글을 익혀가는 기쁨은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이제 남보란 듯이 글도 읽고 쓰게 된 것이 행복하다. 그의 시에서처럼 “글은 하얀 도화지처럼 무엇이든 잘 할 수 있는 그의 꿈이 되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파킨슨병을 앓고 있어 조금은 불편한 주행국(60세, 남)씨, 하지만 공부에 대한 열정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어린 시절 5남 5녀 형제들 속에서 공부할 기회를 놓치고 공장생활을 해야 했던 그는 공장에서 함께 일하는 형이나 아저씨들 어깨 너머로 한글을 익혀 읽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지만,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했기에 대인관계에서나 편지 쓰기 등에서 말 못할 어려움도 많았다.

   그런 그를 안타까워하던 아내가 지난 해 목포제일정보중고 부설 평생교육원 문해반에 등록해주면서 공부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어린 시절 꿈이 화가였다는 그는 지금도 학교공부 틈틈이 그림그리기를 즐긴다. 이제 3월 중학생이 될 것을 생각하면 지금부터 잠도 안 올만큼 행복하다고 한다.


   2014학년도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 문해반에서는 1단계 33명, 2단계 138명이 수료하고, 초등학력이 인정되는 3단계 52명의 졸업생을 합하여 총 223명이 공부해왔다. 어려웠던 지난시절 공부할 수 없었던 슬픔을 가슴에 안고 살던 이들, 늦은 만큼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3월 중학교 입학을 고대하고 있다.

   최고령졸업자는 김송자 씨(80세 여), 최연소졸업자는 김현진(48세, 여)이다. 목포제일정보중고 부설 평생교육원은 1961개교 이래 목포인근지역의 문해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들은 졸업후 목포제일정보중등학교에서 중학교 과정을 공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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