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과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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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과 소망
  • 승인 2015.04.2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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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우리의 소원과 소망

나, 너, 우리, 나라, 대한민국은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 서두에 있는 말이다. 나와 너가 합해져 우리가 되고 우리가 모여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만들게 된다. 소원이란 바라고 원하는 것이며 소망은 간절한 소원으로서 하느님의 도움을 요구하는 기도의 목소리다. 나와 너의 공통된 소원이 우리의 소원이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의 틈새에서 수많은 외세의 침략을 받아 왔으며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고 식민통치하에 있다가 1945년 8월 15일 해방되고 주권을 되찾았으나 국토가 남북으로 북위 38도 선을 국경으로 이루어 70여 년간 분단의 슬픔 속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우리 국민은 소원하게 되었고 그 소원이 남북통일이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수없이 불렀을 법한 ‘국민 노래’다. 이 노래는. 1950년 초등학교 5학년 음악 교과서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로 처음 실리기 시작한 노래며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남북통일을 생각하며 가르치고 불렀던 노래였다. 이 노래가 임수경 의원이 1989년에 학생신분으로 방북해서 부른 이후에는 북한에도 널리 퍼져 ‘민족 노래’가 됐다.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15 남북공동선언에 서명한 후 수행원들과 손을 잡고 함께 불렀던 노래이기도 하다. ‘남북 공식 통일 노래’인 셈이다. 서정적인 가락에다 간절한 소망과 의지를 담은 가사로 말미암아 남북이 모두 좋아하고, 이제는 외국인도 따라 부를 정도이니 ‘국제화’까지 됐다고 할 만하다. 원래 ‘우리의 소원’은 1947년 극작가이자 소설 삽화가 등으로 활동하던 안석주 씨의 노랫말에 당시 서울대 음대에 재학 중이던 그의 아들 안병원 씨가 곡을 붙인 노래였다.

 삼일절 특집 라디오 드라마 주제곡으로 발표될 당시 가사는 ‘우리의 소원은 독립󰡑이었다. 이듬해 남북 분단이 되면서 ‘독립’ 대신 ‘통일’로 바뀌어 불리게 된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에 살던 작곡자 안병원 씨는 올해 4월 5일 별세했다 한다. 그의 생전 소원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그만 불리는 것이었다고 한다. 소원은 이루지 못하고 분단 70년이 되도록 통일을 못 하는 안타까움일 것이다. 그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백만, 아니 천만의 합창이 더더욱 필요한 때가 되었다.

부존자원이 없고 일본의 식민지통치하에서 가난하게 살았던 우리 국민은 우리도 외국처럼 한번 잘살아 보는 것이 소원이었으며 그 소원은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눈부신 발전으로 이루어지게 되었지만, 남북이 통일되지 못하고 이산가족의 만남이 없으면서 노령화된 것이 안타까워서 우리의 소원과 소망은 평화적 남북통일이 되었다.

소원은 우리의 의지이고, 소망은 미래로부터 찾아오는 하느님의 의지이다. 소원은 자칫 몽상에 빠지게 할 수 있지만, 소망은 몽상이 아니라 하느님이 이루실 일을 기대하면서 사는 것이다. 소망은 그리스도인이 기대하고 활기차게 살게 하여 준다. 소망의 사람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감동에 민감하다. 소망이 있는 사람은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기대감 속에 환영한다. 세상에는 소원을 품고 사는 사람과 소망을 품고 사는 사람이 있다. 얼핏 보기에는 소원이나 소망이나 비슷한 말 같지만, 본질은 엄연히 다르다. 소원은 자신의 이기적인 마음에서 생겨나지만, 소망은 하느님을 믿는 믿음에서 생겨난다. 또한, 소원을 품은 사람은 어려움을 당하게 되면 쉽게 좌절하지만, 소망을 품은 사람은 하느님께서 어떤 식으로든지 그 상황을 선하게 이끌어 가실지를 기대한다.

 소망을 품은 사람은 하느님과 살아 있는 관계를 유지하고 산다. 그러므로 소망을 품고 사는 사람의 삶에는 생기가 있다. 우리나라 애국가 가사에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로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가 지정학적으로 강대국 틈새에서 많은 침략을 받고 있지만, 우리나라를 지키겠다는 것이 우리의 소원이라면 우리를 지켜보고 계시는 하느님이 도와주신다고 믿고 생각하며 도와주실 것을 간구하는 기도하는 마음이 소망이다.

 그러므로 소원의 사람은 자기가 이루려는 일을 혼자 이루려 하지만, 소망의 사람은 내가 바라고 원하며 하려는 일을 하느님이 함께 도와주신다는 믿음으로부터 자신 있게 출발한다. 남북분단 70년이 되는 올해는 우리나라 온 국민이 우리의 소원인 통일을 이루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으면 한다. 우리의 소원과 소망을 이루는 대한민국 국민이 되었으면 한다.

       정기연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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