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대파, 생산비 밑도는 가격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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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대파, 생산비 밑도는 가격에 ‘울상’
  • 양재삼
  • 승인 2013.12.3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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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전매매 성수기인데…거래 뚝 끊겨”


거래 성사면적 ‘작년 반토막’
“정부 산지폐기 서둘러야”


대파출하로 한창 바빠야 할 진도군이 추운 날씨만큼이나 잔뜩 움츠리고 있다.
 
 생산비 이하로 가격이 떨어지면서 농민들은 물론 상인들조차 거래를 뚝 끊었기 때문이다. 2013년 1만3200㎡(4000평)에 걸쳐 대파를 재배한 박난수 한농연진도군연합회장은 “1000평은 농협과 계약재배를 통해 수탁판매를 의뢰했지만 나머지 3000평은 거래 자체가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예년 같으면 12월이 포전거래 성수기인데, 요즘은 거래 자체가 안된다. 상인들도 품질이 가장 좋은 것만 골라 3.3㎡(1평)당 5000~6000원을 제시할 뿐, 매입 자체를 꺼린다. 2012년 3.3㎡당 1만3000~1만4000원을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천지차이다.

박영재 진도군 원예특작계장은 “지난해 이맘때쯤이면 전체 재배면적의 50% 이상이 거래를 마쳤는데, 올해엔 27%에 그치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가격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진도대파는 서울 가락시장에서 kg당 700~820원에 거래됐다.

가격폭락의 원인은 크게 재배면적 증가와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감소가 원인으로 꼽힌다. 2013년 진도군에선 1384ha(전국대비 14%)에 걸쳐 겨울대파를 재배했는데, 이는 2012년 1256ha에 비해 128ha 증가한 수치다. 박 계장은 “진도군뿐만 아니라 신안·영광·부산 등 전국 겨울대파 주산지마다 생산량이 증가했으며, 내륙지역의 경우 따뜻한 기온이 이어지면서 가을에 수확을 마쳐야 할 물량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꼽았다.

이처럼 시장가격이 지나치게 떨어질 경우 상인들은 큰 손해를 보기 때문에 포전매매 자체를 꺼린다. 농협도 사정이 나쁘긴 마찬가지다. 문영준 진도농협 대파담당은 “시장가격에 맞춰 농가로부터 대파를 매입할 경우 농가들은 ‘농협이 대파가격을 떨어트린다’며 불만을 제기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시장가격을 지켜보며 최소량만 출하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문제는 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곤두박질 쳤지만 정부의 산지폐기(시장격리)는 여전히 요원하기만 하다. 산지폐기를 하기 위해선 3일 이상 최저생산비(kg당 380원+작업비 400원=780원) 이하로 떨어져야 하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

박난수 회장은 “정부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최저생산비의 경우 현실성이 없다”며 “인건비·농 자재 등이 폭등하며 kg당 최저생산비가 500원 이상으로 올랐고, 작업비도 최소 600원 이상 소요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의 늑장대응은 농가피해만 키울 뿐”이라며 “우선 산지폐기를 서둘러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요구했다.

양재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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