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원인 A씨는 지난 달 18일 오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던 중 뒤에서 누군가 자신의 신체를 촬영하는 듯 느껴 성추행 의심 신고를 하기위해 상무역 사무실을 찾았다.
A씨는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CCTV 공개를 요구했으나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게 된다.
정작 협조를 해줄 것이라 믿었던 상무역 관계자들은 CCTV 확인을 거부했다.
이에 격분한 A씨는 경찰의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정복 차림의 경찰관이 도착해 CCTV 확인을 요청했으니 이번엔 증거 화면을 확보해 범인을 당연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도 잠시, 상무역 관계자는 CCTV확인을 또 거부했다.
취재가 이루어지자 당시 상무역 관계자는“CCTV 열람요청은 서면으로 서류를 제출하면 광주도시철도공사의 승인이 있어야 만 볼 수 있다.”며 “경찰서장의 협조공문이 접수되어야 만 광주도시철도공사에 협조공문을 올려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
결국 또 행정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또 다른 범죄 대상을 고르기 위해 주위를 어슬렁거릴지 모르는 범인을 그깟 공문 한 장으로 인해 놓쳤다는 맹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광주도시철도공사(사장 정선수)는 2004년 개통 이래 안전하고 편리한 ‘시민의 발’이자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시민의 벗’으로 그동안 성장해 왔으며 차별화된 고품격 서비스와 선진경영을 통해 ‘대한민국 안전대상 수상’, ‘고객만족도 1위’, ‘노사문화우수기업 선정’, ‘경영평가 우수공기업 선정’ 등 최고의 지하철이자 지역 공기업의 선두주자로 그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현행범조차 검거가 어려운 운영 메뉴얼로 인해 그동안 쌓아온 명성이 사상누각처럼 무너져 내려 시민들의 아쉬움은 더 커 보인다.
더욱이 광주 서부경찰서는 지난 3월 16일 상무역 내에서 ‘범죄피해자 상담지원실’ 열고, 피해자 상담지원, 심리상담, 필요시 경찰서 이외의 조사장소로도 활용 등 본격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광주도시철도공사와의 유기적인 협조체계 구축이 절실해 보인다.
광주도시철도공사나 서부경찰서는 각자의 임무에만 충실하기 보다는 왜 이일을 해야 되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지혜를 가져보길 바란다.
한편 경찰은 피해 여성의 신고를 접수받아 수사 중에 있으나 피동적 초기대응으로 현행범을 놓쳐 그 고통은 고스란히 피해 여성의 몫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