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1]안정산 : 몽골 초원의 푸른 꿈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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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1]안정산 : 몽골 초원의 푸른 꿈 (3화)
  • 안정산
  • 승인 2015.09.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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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몽골에서 말 타기 설명회 날 ㅣ2009. 7. 18(토)ㅣ(2)
[연재1]안정산 :몽골 초원의 푸른 꿈
'뉴스깜'은 독서와, 여행하기 좋은 계절에 안정산의 몽골 여행기를 연재하고있다. 
  
 
▶ 2009 몽골에서 말 타기 설명회 날 ㅣ2009. 7. 18(토)ㅣ(2)
 
아침이면 이처럼 조용한 곳에서 200만 회원의 심금을 울린다니 여러 가지로 신기할 정도이다. 마치 주택가에 숨어서 큰 꿈을 그리는 느낌이 든다.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 아침지기 안석현 실장께서 반갑게 맞아준다. 그의 악수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처럼 전율이 흐르고 사랑의 느낌이 전해온다. 새벽마다 내 마음의 편지를 보냈으니 가족 같은 느낌이 당연할 것이다.
 
벌써 설명회장에는 많은 회원들이 자리했는데 대부분 젊다. 옷차림도 발랄해 보인다. 전면에 넓은 무대가 설치되었고 하얀 벽 곳곳에는 갤러리처럼 여러 가지 여행에 관련된 그림들이 붙어 있었다. 조용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고 여행 분위기에 젖어 묵상하는 순간, 실내는 어두컴컴한 조명으로 바뀌더니 아침편지 재단 발자취가 스크린에 비추어진다.
 
나는 어느새 카멜레온처럼 젊음으로 변신되었고 가슴에는 청춘의 기운이 솟아난 듯 눈빛마저 희망차 오른다.
 
고도원 님이 단상에 오르자 설명회가 시작되었다. 그의 미소는 언제나 다정함이 넘쳐흘러서 옛 친구를 만난 기분이다. 이번 여행에서 회원들에게 특별한 도움을 주게 될 의사, 약사, 마사지사 등을 소개할 때마다 박수로 답례했다. 소개가 끝날 때 즈음, 뜻밖에 가장 연장자로 내 이름이 호명된다. 어리둥절한 마음으로 일어나 정중하게 인사했으나 약간은 겸연쩍었다. 그러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진정 여기서 사용되어야 적절할 것 같다.
 
설명회는 몽골에서 말 타는데 주의 사항과 돌발 사고에 대한 대처하는 방법과 자세 등을 조목조목 설명해 주었다. 이번 여행은 심신을 단련하는데 많은 시간이 할애된 프로그램으로 편성되었음을 짐작하게 했다. 새벽에 일어나면 매일처럼 초원에서 마라톤으로 하루가 시작된다는 말에 내심 걱정이 앞선다.
 
말 타기는 걱정 없을 듯싶으나 부상에 의한 발목통증으로 마라톤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먼 거리를 마라톤으로 시작하여 다른 장소까지 이동한다면 낙오자가 불 보듯 할 텐데…….
 
나의 모험심 하나 때문에 몽골여행에서 말 타기가 여러 가지로 지장이 초래된다면 회원들께 큰 누가 될까 걱정이 앞선다. 마음은 아무리 젊다 해도 신체 건강이 받쳐주지 못하면 안 되는 것이 여행이기 때문이다. 지금껏 부풀었던 말 타기가 회원들에게 자칫 피해 된다고 예측하니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
 
각자의 준비물과 말 타기요령 그리고 몽골문화에 대한 설명도 섬세하게 해 주었다. 울란 바트라 대학교 한국어과 몽골인 교수까지 동원하여 회원들에게 약식 몽골어도 가르쳐주고 만반의 준비를 알려주는 정신교육까지 진행되었다.
 
이번 <2009 몽골에서 말 타기>에 참여한 회원은 131명이며 고도원 님을 비롯해 아침지기 스태프가지 10명이다. 그리고 13명씩 10조로 나뉘었는데 나는 8조 소속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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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회가 끝나고 마지막 시간에 각조별로 미팅이 이루어졌다. 우리 조는 두 쌍의 부부와 대학생 세 명, 고등학생 두 명, 미혼여성 두 명 그리고 뉴욕에서 참여한 50대 주부도 끼어 있었다.
 
모두가 첫 만남이라 깊은 마음은 알 수 없지만, 여행하는 동안 가족처럼 생활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서로에게 깃들여있음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각조 대표조장을 선출하는데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고 방법도 애매했다. 잠시 침묵이 흐르는 순간, 연장자로서 내가 지명하면 어떠냐는 동의를 얻어 성실하게 보이고 눈동자가 빛나는 장형관 씨를 추천했다. 모두 찬성했고 수락과 함께 자신을 소개하는데 전북대학교 수의학과 교수였다. 회원들도 믿음직스런 신뢰감에 박수갈채가 힘차게 나왔다. 3시간 동안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작별인사 차 개인적으로 고도원 님 사무실을 찾아갔다. 반갑게 맞아주었으며 직원들에게 이분이 ‘안정산 님’이라고 소개했다.
 
사무실 직원들이 일어나 너무 반갑게 맞아주었고, 처음 만남인데도 순간적인 기쁨이 가슴까지 가득 차올랐다.
 
그러나 돌아서는 내 발걸음엔 직원들에게 소개한 의미가 무엇일까 궁금증이 문득 들었다. 아침편지에 소개된 ‘45일간의 자동차 유럽여행’ 저자이기 때문이었을까. 새벽마다 아침편지에 일찍 글 올리는 주인공이어서가 아니라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연장자란 뜻일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젊음을 과시하고 싶어도 아픈 발목 징크스 때문에 자꾸만 불안과 초조한 마음이 나를 엄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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