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님을 위한 행진곡' 곡명부터 바로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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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님을 위한 행진곡' 곡명부터 바로 잡아야
  • 이기원
  • 승인 2016.05.1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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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창, 합창 논란 이전, 곡명부터 바로잡아야.
"입다문 정부(5.18 기념식장 황교안 총리 참석 모습)"

[뉴스깜]이기원 기자 = 1982년 광주 문화운동의 사랑방이었던 소설가 황석영씨의 집에선 비밀리에 노래 한곡이 완성된다.

당시 대학가는 물론 노동, 농민운동을 비롯한 각종 투쟁에서 항상 불리어진 바로 ‘님을 위한 행진곡’이다.

1980년 5월 27일 새벽 금남로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의 총에 산화한 故 윤상원과 1978년 들불야학 창설을 주도하였으나 불의의 사고로 그해 생을 마감한 故 박기순의 영혼 결혼식(1982.2.20)에 참석하지 못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던 황석영씨가 두분의 영혼을 기리기위해 창작노래극(넋풀이)을 제안해 만들어진 곡중 하나가 지금의 ‘님을 위한 행진곡’이다.

‘님을 위한 행진곡’은 당시 ‘사랑의 학교’라는 야간학교에서 교사활동을 하던 김종률이 작곡을 맡고, 황석영씨는 백기완 선생, 김준태 시인 등의 시집에서 문구를 발췌해 노랫말 형태로 구성한 곡이다.

더욱이 2004년 총선 직후 국회 만찬장에서 386세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불러 한 층 유명해진 곡이기도 하다.

이런 ‘님을 위한 행진곡’이 5.18기념곡 지정을 놓고 국론 분열 논란에 휩싸여 안타깝다.

일부 보수단체들은 ‘님을 위한 행진곡’은 한국사회의 변혁을 고무, 선동하는 혁명가요로서 대한민국 헌법정신에 반하는 가요로 총평하는 등 합창이나, 제창 및 기념곡 제정 등 어떤 것도 부적합하다는 강경론을 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국론 분열 논란 이전에 이 곡의 정체성부터 확고히 다질 필요가 있다.

이곡의 탄생과정에선 보수단체들이 주장해온 반헌법적 가요라는 주장에 부합하는 어떠한 내용도 없다.

또한 이미 망월동에서 청와대까지 불리어진 노래가 아니던가.

단언컨대 ‘님을 위한 행진곡’은 80년대 이래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의 애국가이다.

보수단체의 주장에 동조하는 박근혜 정권이야말로 피흘려 수구한 민주 존엄 가치를 훼손하는 어리석음을 당장이라도 멈춰 주길 기대해 본다.

또한 이 곡이 훼손되어지지 않게끔 곡명에 대한 통일화된 명기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체 당사자인 광주광역시는 물론 각종 언론 등에 표기되는 곡명이 각기 다르게 혼용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 한다.

‘님을 위한’과 ‘임을 위한’의 혼용표기는 어감에서 오듯 ‘님’이란 대상의 극존칭적인 상징성을 갖는 반면 ‘임’은 ‘님’에 비해 다소 격하 된 느낌을 준다.

특히 이곡이 만들어 질 당시 ‘님을 위한 행진곡’이란 점을 감안 한다면 곡명의 바른 표기는 ‘님을 위한’일 것이다.

또 한번의 광주의 5월을 보내는 작금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의 5.18기념곡 지정 이나 제창, 합창 등의 논란 이전에 곡명의 바른 표기 통한 역사 바로세움의 단초가 되어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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