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아름다운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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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아름다운 동행
  • 목포경찰서 여성청소년계
  • 승인 2016.09.0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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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학교전담경찰관으로 활동하면서 간혹 학교부적응, 가정환경, 비행행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유급, 자퇴, 퇴학한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 대다수는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1, 2년 후배들과 같은 학년으로 생활해야 하는 심적 부담감과 학교관계자, 학생들의 부적정인 시각에 주저하다 그 시기를 놓치는가 하면, 복학하였다가도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뛰쳐나와 학교 밖 청소년으로 자리매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은 나름대로의 상식과 양식에 맞춰 성공하여 화려하게 살고픈 조급함에 경제적 자립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제도상 연령에 따른 4대 보험 보장이 없고, 일하는 현장이 위험하며, 노동력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는 등 열악한 처우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냉혹한 현실에서 또 한 번의 한계를 경험하기도 한다.

그들은 괴리가 심한 현실에서 과녁을 잃은 화살이 되고, 작은 유혹 때문에 얻을 것이 많은 청소년기의 황금 들녘에서 결국은 알맹이 없는 빈껍데기의 검은 수확에 반항과 악몽의 일상을 되풀이하기도 한다.

그들도 수렁에서 하루 빨리 탈출하고 싶지만 올가미가 된 현실은 힘껏 목을 조여 무기력하고, 강한 반항심 덩어리로 변모시켜 다가서는 또 다른 사람들에게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어른, 그 또래의 자녀를 둔 학부형, 아니면학교전담경찰관으로서 충고, 조언, 위로 등을 먼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열거된 요건과 언행이 아닌, 최소한의 만남으로 친구가 되어 그들의 몸짓으로 행동하고 그들의 언어로 대화하는 등 진정성을 알게 하여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먼저임을 알게 되었다.

또 애써 기억한 그들의 이름을 멀리에서라도 한 번 더 불러주고, 몇 걸음 더 다가가 청한 악수로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꿈이 무언인지, 지금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이 필요한지 등의 대화를 나누다보면 위로와 조언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진리도 알게 되었다.

그런 학교 밖 친구들은 교복을 입고 가방을 맨 또래의 학생들을 부러워하고, 상·하반기 1년에 2회 초·중·고등과정 검정고시를 통해 원하는 과정수료와 상급학교 및 대학을 진학 할 수 있다는 것도 알지만 일부 방법을 모른다거나, 현재 생활을 안주한 나머지 많은 시간을 헛되이 보내기도 한다.

우리 학교전담경찰관들은 오래전부터 현재까지 그 친구들을 목포시 여성가족과 소속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에 과정별 검정고시 준비와 상담 및 생활비지원 등을 연계하여 왔다.

단순한 연계에 그치지 않고 2월의 약속이라는 밴드를 만들어 단체, 개별 문자전송 및 직접통화로 비행예방과 수업참여 등으로 응시를 독려하고, 시험 전 응원도 아끼지 않았다.

‘16년 지원센터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업, 친구들의 열정이 더해져 과목포함 중등과정 4명, 고등과정 24명 등 총 28명이 합격의 영광과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는 등 복학에도 안내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친구들과 길게는 5년 전부터 부녀의 관계로 짧게는 엊그제 학교전담으로,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져 온 관계는 한순간의 동정이거나, 직무 상 시작된 것이 아닌 전생에서부터의 현세까지 이어지는 질긴 인연이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학교전담경찰관들에게 다가 온 그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허락된 기한까지 그들을 포함한 또 다른 친구들과의 아름다운 동행을 계속하여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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