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최초 예빈(礼賓)銘 분청사기 확인
보성군(군수 정종해)은 7일 문화재 관계전문가, 학계, 도예가, 언론인,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재청과 전라남도 지원을 받아 실시한 득량면 도촌리 분청사기 도요지 발굴조사 현장 보고회를 가졌다.
이번 도촌리 분청사기 도요지 발굴조사는 지난 2006년 전라남도에서 실시한 문화재 지표조사를 근거로 2014년 1월 3일부터 3월 6일까지 1,900㎡의 면적을 대상으로 실시하였으며, 덤벙 분청사기를 비롯하여 대접, 접시, 종지, 병, 항아리 등 3,000여점의 유물이 발굴 되었다.
보고자로 나선 (재)민족문화유산연구원 한성욱 조사단장은 국내 최초로 덤벙(분장) 분청사기 가마터를 발굴 조사하여, 전라남도 최초로 ‘예빈(礼賓)’이 새겨진 분청사기를 확인하여 도촌리 가마가 국가에서 필요로 하였던 고급 공납자기를 생산하였음을 밝혔다.
조사에서는 가마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분청사기를 포함하여 많은 유물이 포함된 폐기장이 확인되었으며, 출토 유물은 대부분 분청사기로 발(鉢)과 같이 차(茶) 문화와 밀접하게 관련된 기종이 중심을 이루며, 이외에 접시와 종지, 호, 병이 확인되는 등 찻사발이 출토유물의 중심을 이루고 있어 보성군의 대표적 전통 문화인 차의 역사가 매우 오래 되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또한, 도촌리에서는 상감과 조화, 박지, 철화, 귀얄, 덤벙 등 분청사기를 만들 때 사용하는 모든 시문기법이 확인되었으며, 특히 덤벙 분청사기가 출토유물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곳이 우리나라의 대표적 덤벙 분청사기 생산지였음을 다시 한번 학술적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도촌리 출토 분청사기 가운데 학술적 의미가 가장 큰 것은 ‘礼賓(예빈)’의 글씨가 새겨져 있는 상감 분청사기로 수량은 많지 않지만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 된다.
관계자에 따르면 ‘예빈’은 예빈시(禮賓寺)를 뜻하는 것으로 외국 사신 등 빈객들에게 연회를 베푸는 일과 종실(宗室)을 비롯하여 재신(宰臣)들에게 음식을 공급하는 일 등을 관장하던 관청으로 ‘예빈’이 새겨진 그릇이 출토된 가마는 국가에 공납하였던 자기를 생산하였던 곳으로 기술이 우수하며 품질이 좋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핵심적 자료이다.
또한 ‘예빈’명 분청사기가 출토된 가마터는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8곳만 알려져 있으며, 관청 이름을 새긴 분청사기의 제작은 태종 17년(1417) 호조에서 공납용 자기에 관청 이름을 새기도록 건의하여 새기고 있어 도촌리 가마가 1417년을 전후한 시기부터 운영되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정종해 군수는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보성 차문화와 덤벙 분청사기의 역사성과 학술성, 예술성 등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덤벙 분청사기의 생산과 유통 구조 등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하였다.
보성군에서는 향후 도촌리 일대에 대한 조사가 완료되면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보성 다향제 녹차대축제’ 등 전통 차 문화와 연계하여 문화 관광자원으로 적극 보존 활용할 예정이다.
양재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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