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삼대가 망하지 않는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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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삼대가 망하지 않는 비밀
  • 오명하 기자
  • 승인 2018.04.10 2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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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최병현 미래인재역량개발연구소 대표

[뉴스깜=칼럼]개나리꽃이 노랗게 피더니, 목련꽃 뚝뚝 떨어진다. 하얀 벚꽃 길은 사랑을 나누는 젊은이들로 이미 북새통이다.

꽃향기처럼 달콤한 사랑 속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그 신뢰 속에서 믿음이 생겨난다.

그리고 그 믿음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결혼을 한다. 봄 날 피어나는 꽃들이 아무리 예쁘고 아름답다 한들 설마 사람이 주는 감동 만큼일까?  문득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랫말이 생각난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는 것 같지만, 통계적으로 가을 10월,11월이다.

반면 가장 이혼율이 높은 계절은 봄이라고 한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이 아름다운 봄에 헤어져야 하는 아픔이야 오죽할까? 한국인의 행복한 결혼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로 의사소통 문제, 갈등해결 및 스트레스 대처방법의 미숙, 부부의 성, 가족관계, 배우자의 역할 분담과 자녀양육 등을 꼽는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하루에 300여 쌍 정도가 이혼을 한다. 그중 20년 이상 함께 산 사람의 이혼율(26.4%)이 이미 2년 미만의 신혼 이혼율(24.6%)을 앞질렀다. 이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성격차이(52.8%)를 꼽았다. 이어서 경제적인 문제(18.6%)와 상대방의 외도, 애정문제(15.6%)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혼은 사회의 가장 기본적 단위인 가족이 해체되는 것이다. 이혼을 경계한 옛말이 있다.  ‘사람 한명 잘못 들어오면 삼대가 망 한다’ 이는 양가의 부모, 부부 자신들과 그 형제, 부부사이에 태어난 자녀, 삼대가 큰 피해를 입는다는 말과 다름이 아닐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피해자는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이다.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아이는 자신에 대한 신뢰와 자아 존중이 상실되면서 사회적 퇴행, 공격적 충동에 의한 통제 불능, 우울증, 성적인 행동, 약물남용, 가출 등의 증상을 보이기 쉽다. 그리고 가정, 학교, 사회, 이성 문제에 부적응 현상을 초래할 경향이 높다고 한다.
 

누구인들 행복한 가정을 꿈꾸지 않은 사람이 있었을까? 진실하고 안락하고 평화롭고 자유롭고 성숙한 사랑이 숨 쉬는 가정을 누구라도 원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행복은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행복을 향한 바램과 인내 그리고 실패하지 않을 정도의 준비가 필요하다.
 

본능에 따른 원초적인 사랑과 낭만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백년해로하는 부부의 공통점은 낭만적 사랑을 헌신과 존중으로 승화시킨다. 그리고 긍정적 대화로 신뢰를 쌓고 이를 통해 갈등을 넘어서는 일이  행복의 원천이고 지름길이다. 통계에 따른 이혼의 가장 큰 원인인 ‘성격차이’도 결국 서로가 긍정적으로 이해되지 못하는 불통이 그 원인이라면 지나친 말일까? 
 

가족관계 전문학자들은 가족 간 소통의 언어 도구적 방법으로 비난하지 않기, 존중과 경청, 문제와 마주하기, 경멸하지 않기를 주문한다.
 

상대편에 대한 비난이나 격렬한 반대는 더욱 반발하거나 방어하는 강도를 높일 뿐이다. 그래서 비난하기보다는 상대편의 행동에 대하여 명확하게 불만을 전달하는 대화법을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즉 ‘너’메시지를 사용한 비난이 상대편을 질타하지만 ‘나’메시지를 활용한 불만 전달은 잘못한 사람의 행동을 지적한다.
 

이해와 경청,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다. 반면 가장 쉬운 일은 남에게 충고하고 가르치려 드는 것이라고 한다. 부부사이에 행복해지고 싶으면 ‘듣는’ 능력부터 키워야 한다. 가족의 행복은 우연히 만들어 지지 않는다. 아이들도 부모가 자신의 말을 경청하지 않을 때 부모가 자기에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입을 닫고 그 다음엔 귀를 닫는다. 결국 남는 것은 다툼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가 난 상태로 대립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집 밖으로 나가거나 침묵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  회피나 침묵은 상대방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포기한 소극적인 공격방법이다.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불만은 억울함으로 바뀌고, 문득 문득 그 억울함이 떠올라 장기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연구에 따르면  말하지 않고 침묵하는 여성의 사망확률은 4배나 높아진다고 한다. 이른바 울화병이다.
 

비난은 가정의 행복을 짓밟는다. 나아가 경멸은 가정의 행복을 영원히 사라지게 한다. 경멸은 정서적으로 상처를 주고 혐오감을 밖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가족들 간 에 존중과 존경이 물 건너간 자리에 경멸의 추한 얼굴이 대신한다. 그리고 마침내 가족해체를 맞이하게 된다. 가족 간의 행복을 경멸에게 강탈당하지 않는 방법은 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긍정적인 사고와 태도, 그리고 부정적인 말을 긍정적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절대 필요하다. 
 

부부싸움은 늘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삶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우리가 대화를 통해 갈등을 극복 할 것인가? 아니면 희망의 끈을 놓고 막다른 절벽으로 향 할 것인가? 선택에 따라 삼대가 망할 수도 있고, 폭풍 뒤의 강한 가족의 결속력으로 다시 안정을 회복할 수도 있다.

문제의 핵심은 자신의 주장과 고집으로 자신에 대한 정당성을 찾는데 매진할 것인가, 아니면 함께 살기 위해서 매진할 것인가,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에 따른 결과는 스스로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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