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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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의 빛
  • 오명하 기자
  • 승인 2018.05.07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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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최병현 미래인재역량개발연구소 대표

[뉴스깜] 칼럼 ‘너는 씨앗이다./작고 여린 네 존재는/언제나 세상에서/유일무이한 의미가 될 것이다./너는 희고 흰 눈이다./맑고 깨끗한 너의 미소는/누구도 흉내 낼 수조차 없는/순수요 가능성이다./ •••••/너는 빛이다./밝고 아름다운 네 눈빛은 /어둡고 탁한 세상을/빛낼 한줄기 희망이다./너는 세상이다./보드랍고 작디작은 너의 두뇌는/폐허 속에서 무엇이든 /가능케 할 결정체이다./너는 사랑이다./사소한 어떠한 것에도/들려오는 너의 웃음소리는 /누구에게건 기쁨과 행복감을 주는 음악이다./•••••/삶 자체이다.’ 소파 방정환의 어린이 예찬이다.

1923년 일제 강점기, 선생은 ‘윤극영’과 함께 어린이를 "욕하지 말고, 때리지 말고. 부리지 말자." 고 말하며 색동회를 조직한다.

서슬 퍼런 일제의 만행과 동족간의 전쟁으로 나라는 두 동강이 났다. 보리 고개를 초근목피로 견디기 위해 산으로 들로 동분서주해야 목숨 줄을 부지할 수 있었다. 그때에도 어린이날 행사는 있었다. 어린이를 통해 어둡고 탁한 현실에서 한줄기 희망의 빛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어린이날이 만들어진 이후 현재, 대한민국 청소년의 행복지수는 8년째 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이다. 조사결과 그들이 불행한 이유는 학교생활과 학업, 미래에 대한 불안, 학교폭력, 그들만의 놀이 공간 부족 등을 꼽았다. 특히 성공을 강요하는 학교 및 가정생활로 인한 자기부정과 심지어 자살충동을 경험한 사례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미래를 위해서 오늘을 포기해야 한다고 회유하고 강요한다. 급기야 방향성도 정해지지 않은 체 맹목적인 학업과 진학으로 내몰린다. 아이들은 실체도 없는 행복 찾기에 급급하며 병들어 간다. 그러나 행복이란 어느 곳에서 목적 그 자체로만 완전하게 실체하지 않는다. 스스로 추구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실패경험 속에서도 인생의 지혜를 배우고 행복 또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최소한 방향성만 확실하다면 꼴찌도 행복할 수 있는 이유다.

현재의 지능정보화 사회는 모든 것이 격변한다. 변화란 미래에 불안한 그늘이다. 불확실한 미래는 사회 전체가 공유하는 가치관과 행동으로 극복되어 질 수 있다. 안정된 사회일수록 그 사회구성원이 공감하고 공유하는 가치관이 다양하고 탄탄하며 이러한 바탕을 만들고 세우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이를 통하여 청소년들은 미래에 대한 자신감과 꿈을 가질 수 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우리 모두가 한때는 사랑스러운 자식이었다가 어비이가 된다. 부모님들의 자식사랑을 기리기 위한 어버이날, 이어서 스승의 날, 부부의 날, 사월초파일 등 유난히도 기념일이 많다. 얼추 세어보아도 열개가 넘어서니 돈 들어갈 일도 많다. 조금은 버겁기도 하고, 쥐꼬리만 월급을 이리 저리 쪼개어서 아이들과 부모님 몫으로 미리 나누어 본다. 복권에 당첨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절실하다.

아이가 자라서 부모가 된다. 그러나 자녀로서의 마음가짐과 부모로서 마음가짐은 천양지차다. 옛말에 ‘한 부모가 열 자식은 거두어도, 열 자식이 한 부모 못 거둔다.’는 말이 곱씹어진다. 내리사랑이라서 일까? 아이들의 부모는 아이에게 무엇인가를 해줄 이유를 찾고, 정작 자신을 낳아준 부모에게서는 피해갈 핑계와 명분을 찾는다. 제 살기 바빠서 찾아뵙기는 고사하고 전화조차 뜸하다.

그들의 부모님들은 평생 동안 주고 또 주어도, 더 줄 수 없어서 미안하단다. 남의 자식처럼 많이 가르쳐 주지 못하고 호의호식 시켜 주지 못해서 미안하단다. 변변한 집 한 칸 장만해 주지 못해서 자식 볼 염치가 없다고 하신다.

아버지, 어머니! 당신의 사랑은 이미 차고 넘칩니다. 미안 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바쁜데 왜 왔느냐고, 왜 쓸데없는 선물이냐고 꾸짖어도 당신의 눈은 이미 젖어 있습니다. 세상을 딛고 스스로 일어서라고, 걸음마를 가르친 이도 당신이십니다. 삶에 대한 건전하고 친절하고 사려 깊은 당신의 모습은 어느 누구에게서도 배운 적 없는 가르침입니다. 세상을 향한 비뚤어진 분노와 오만을 단호하게 나무라시던 이도 당신입니다. 당신은 언제나 세상에서 나의 바람막이 입니다.

부모님은 내 삶은 지탱해주는 힘이고 희생이었다. 이젠 동구 밖 고목처럼 늙어 세월을 견뎌낸다. ‘내가/그러진 않았을까./동구 밖/가슴살 다 열어 놓은/고목나무 한 그루./그 한가운데/저렇게 큰 구멍을/뚫어 놓고서./모른 척 돌아선 뒤/잊어버리진 않았을까/아예, 베어 버리진 않았을까’ 김시천의 ‘어머니’라는 시다. 오늘은 가슴 휭 하게 뚫린 동구 밖 고목나무 앞에, 수국(水菊) 한단을 가져다 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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