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노래’는 전통사회에서 농민들이 들판에서 농사를 지으며 부르던 노래라는 뜻으로, 일반적인 용어로는 ‘농업 노동요’라고 한다. 하지만 호남지역에서는 농업 노동요 중에서 주로 논농사 노래를 일컫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제51호)인 남도들노래는 전남 진도군 지산면 인지리 주민들이 벼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부르던 일련의 노동요를 말한다. 남도들노래는 ‘모찌는(모뜨는) 소리’, ‘모심는 소리’, ‘논매는 소리’, ‘길군악(길꼬내기)’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곡조가 유려하고 악곡에 짜임새가 있어 들노래가 풍부한 호남지역에서도 단연 예술성이 돋보인다.
먼저 모내기를 하기 위해 모판에서 한 뼘쯤 자란 모를 뽑아 묶어 내면서 하는 ‘모찌는(모뜨는) 소리’는 전남 서남해안 지역에서 널리 부르던 ‘먼데소리’ 계통의 모찌는 소리로, 긴 소리와 잦은 소리로 구성된다.
다음, 쪄낸 모춤을 써레질이 끝난 논에 옮겨 심으면서 하는 ‘모심는 소리’는 일반적인 호남지역의 상사소리와는 좀 다른 ‘상사소리’ 계통으로 역시 긴 소리와 잦은 소리로 구성된다.
또 논에 돋아난 잡초를 제거하면서 하는 소리인 ‘논매는 소리’는 매우 느린 ‘긴절로 소리’, 조금 느린 ‘중절로 소리’ 그리고 ‘잦은 절로 소리’ 등 세 곡으로 구성된다. ‘절로 소리’는 호남 서남부 지역의 보편적인 논매는 소리 유형이다.
진도지역에서는 논매기를 1년에 보통 세 번쯤 했는데 그때마다 논매는 소리는 다르지 않았다. 마지막 논매기를 마치고 농민들이 농사 장원을 뽑아 소에 태우고 풍물을 치고 노래하며 마을로 행진해 들어가면서 부르는 ‘장원례소리’로는 ‘길꼬내기’라는 곡을 부른다. ‘길꼬내기’란 길을 걸어가면서 연주하는 음악이라는 뜻의 ‘길군악’에서나온 말이다.
남도들노래는 1971년 제12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처음 참가하여 국무총리 상을 받으면서 알려지기 시작해 1973년 11월 5일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51호로 지정되었고, 이후 전승활동을 해오다 1986년 중요무형문화재 보유단체(남도들노래보존회)로 인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