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깜]양 재삼기자 = 11
일, 목포제일정보중고 부설 평생교육원 문해교육프로그램 수료자는 장문심 씨 외 56명으로 평생교육법 제40조에 따라 초등졸업학력이 인정된다. 이 가운데 26명이 중학교에 진학한다.
가난하지는 않았지만 학교까지 십리 길, 산 잔등을 두 개나 넘는 험한 길이 힘들다고 철없이 그만두었던 초등학교 1학년 1학기이후, 공부하지 않은 것이 평생 한이 되었던 김옥진(67세)학습자. 8남매 중 다른 형제들은 다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공부했다.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학교 다니다가 죽어도 다니는 것이었는데 너무나 아쉽다. 평생 살면서 공부얘기만 나오면 땅굴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고 기를 못 펴고 살았다. 지금은 평생교육원에서 한글을 다 깨우쳤지만 못 배운 것이 너무 오래 가슴을 짓눌러서 그런지 잘 읽다가도 사람들만 있으면 글자가 시커멓게 보여 하나도 모르겠다. 그의 인생에서 글을 배운 지금이 제일 행복한 때라고 한다.

나오막례(67세) 학습자, 7남매 중 장녀로 태어나 집안 살림밑천이 되어 평생 학교를 모르고 살았다. 동생들은 모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졸업하고 각자 자기 일을 하고 있는데 부모님은 정작 큰딸 나오막례 씨를 초등학교조차 보내주지 않았다. 동생을 돌보느라 학교에 갈 수 없어 평생 눈물을 가슴에 담고 살았던 나 씨. 20여 년 전 남편과 사별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본인이 공부를 못 했기에 자식들은 반드시 대학에 보내고 싶어서 결국 자식들을 모두 대학까지 공부시켰다. 나이가 들면서 더 이상 힘든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면서 시작한 것이 공부이고 이날 영광스러운 졸업식에서 봉사상을 수상한다. 3월에는 중학생이 될 것을 생각만 해도 웃음이 터진다.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말지만 놀러 다닌다고 생각해요.”
학교에 오니 꿈이 생긴다. / 비록 공부는 못하지만 / 어린 시절 다 보내고 보니 / 너무 슬프구나./ 늙은 나이 칠십 낼 모레인데 학교에 다니고 있다네. / 재미가 있다네. 가슴이 뭉클하다네. / 친구들이 기다리고 선생님이 기다리는 우리 학교가 좋다네./ 눈이 뜨여 좋다네. 오늘도 나는 학교에 간다네.
나주 집에서 목포학교까지 일주일에 세 번 출석하여 공부하는 길, 만만치가 않다. 비포장 길을 걸어와 버스타고 기차 타고 목포역에 내려서 다시 걸어 학교까지 오는 길, 그래도 즐겁고 신이난다. 원망스럽던 부모님을 이해한 지 이미 오래 됐다.
우수 시화작품상은 장선희 씨 외 7명, 개근상은 장운덕 씨 외 7명, 봉사상에 조양순 씨외 14명이 수상하고 원장상은 문행자, 학교장상에는 김옥희 씨가 수상한다.
초등학력인정 최고령자 강영심(76세), 다문화가족 최옥란 (중국결혼이민자, 44세) 김리하(결혼이민자, 45세), 쿠수마 푸타이송 (태국,46세)도 함께 초등학력을 인정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