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받은 뿌리채소 '쑥쑥'...구박받은 나무는 '시들시들'
[뉴스깜]양재삼 기자 = 전남 순천의 한 초등학교가 칭찬탐구활동을 통한 학교폭력 예방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학교는 순천시 해룡면 팔마초등학교(교장 김태영). 이 학교는 '학교폭력'없는 학교와 인성교육에 기반을 두고 특색교육으로 칭찬탐구활동을 정해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단순히 칭찬캠페인을 벌이는데서 끝나지 않고 전학년에 걸쳐 칭찬활동을 통한 실질적인 '바른말 고운말' 쓰기를 유도하고 있어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팔마초교는 구체적인 실천방법으로 학년별로 칭찬탐구대회를 개최하여 칭찬에 따른 식물의 변화과정을 관찰 탐구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예를 들어 양파나 고구마, 밥, 식물들을 양쪽으로 배치한 다음 한쪽은 "고맙다", "사랑해", "예쁘다"라고 칭찬하고, 다른 한쪽은 "미워", "싫어", "짜증나" 등으로 기분 나쁜 말을 해준다. 신기하게도 '칭찬받은' 식물이나 채소는 잎이 '무럭무럭' 자라는 반면, '구박받은' 채소나 구근은 새순이 나오자마자 괴사하거나 볼품없이 자라는 것이 육안으로 관찰된다.
이것을 본 학생들은 칭찬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친구들끼리 상처 주는 말은 가급적 하지 않으려고 하는 순기능을 내고 있다. 식물도 감정이 있는데 하물며 사람은 오죽하겠냐는 것이 실험을 통한 학습효과이다.
칭찬탐구발표대회에 참가한 박현선 학생은 "처음에는 칭찬하는 말과 나쁜 말이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았는데, 실험을 해보니 똑같은 조건에서 칭찬받은 식물이 더 싱싱하게 잘 자라는 것을 보고 친구들에게도 칭찬을 많이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놀라워했다.
뿐만 아니라 평소 말이 거칠다는 평을 들었던 친구들도 식물실험을 통해 나쁜 말이 상대방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깨닫고 되도록이면 좋은 말을 쓰려고 노력하는 등 학교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팔마초교는 학교 폭력 없는 학교로 인정받고 있다.
이 학교는 또한 아침 등교 때부터 늘상 건네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 대신 "칭찬합시다"라고 선생님과 학생들이 주고받으며 정을 돈독히 쌓아가고 있다. 칭찬은 아이나 어른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힘이 있다.
김정아 교사(29,여)는 "기분에 따라 생장이 달라지는 식물을 관찰하는 칭찬탐구대회를 학년 전체가 공유하면서 모두들 신기해하고 있다"면서 "학생이나 선생님들이나 모두 칭찬을 더 많이 해줘야겠다고 뭔가 깨우치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학교는 학생들이 칭찬하는 활동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교내 칭찬칠판과 학교 홈페이지 칭찬코너, 교실의 칭찬환경 구성을 활성화해서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칭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실제로 복도에는 각 학년별 '칭찬게시판'이 설치됐는데 "연필을 빌려줘서 고마웠다"거나 "넘어졌는데 일으켜 세워줬다"는 등의 사소하지만 기분 좋은 친구들 간의 선행을 적은 칭찬의 글로 넘쳐나고 있다. 김찬송 학생은 "화이트보드에 보드마카로 친구들을 칭찬하는 글을 적으니 재미있고 친구들의 장점을 잘 찾게 된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학교 홈페이지(palma.es.jne.kr ) '칭찬합시다' 코너를 통해서도 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교사들이 공간의 제약 없이 칭찬과 배려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외부와 소통하고 있다.
더불어 칭찬기록장을 제작해 칭찬탐구활동 보고서와 칭찬활동을 기록하는 장을 마련했으며, 팔마(八馬)의 얼을 중심으로 하는 우리고장 알아보기, 필수한자와 생활영어까지 다양한 자료를 모아 지도하고 있다.
팔마초교 박혜선(52.여) 교감은 "매일 아침 교문에서 교장, 교감선생님이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칭찬합시다'라고 인사하니, 어른이라고 어려워하던 학생들도 금방 친숙해지고 먼저 인사하는 학생들이 많아져 나도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현관에 칭찬정원과 탐구활동 마당을 열어 전교생이 체험함으로써 정서순화에 도움을 줘 바른 인성과 학교폭력 예방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매우 흡족해 했다.
저작권자 © 뉴스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