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깜]이기원 기자 = 새 주소가 전면 시행된 지 벌써 1년 6개월, 자연경관의 아름다움과 마을의 역사를 생생히 담고 있는 광주광역시 동구의 도로명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옛 지명을 최대한 활용해 지역민들이 쉽게 새 주소에 적응할 수 있게 한 것은 물론 누구나 쉽게 그 유래를 짐작할 수 있어서다.
먼저 자연경관에서 유래한 도로명 으로는 옛날 밤나무가 많았던 밤실마을에서 딴 밤실로, 군왕봉 아래 골짜기 모양이 왕과 신하들의 회의 모습 같다하여 이름 지어진 참판골에서 딴 참판로, 옻나무가 많아 붙여진 칠전(漆田)길, 말도 쉬어간다는 갈마촌에서 유래한 갈마로 등이 있다.
또 지역의 역사적 인물을 기리기 위해 명명한 도로명은 임진왜란 때 의병장 김덕령 장군을 기리기 위한 충장로, 지혜와 용기로 국난을 극복한 금남군 정충신 장군의 군호를 딴 금남로, 남종화의 대가 허백련 화백을 기리기 위한 의재로 등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 서암로 양진여 장군, 필문로 이선재 선생, 구성로 전상의 장군, 제봉로 고경명 장군, 지호로 오지호 화백 등 동구의 주요 도로는 한국사를 빛낸 광주의 인물에서 명칭의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지금은 메워 사라진 경양방죽에서 유래한 경양로, 예부터 육판서가 난다는 마을 주민들의 믿음이 담긴 육판서길, 동계마을로 이어진 하천이 흐르던 동계천로, 광주읍성 동문 밖에 자리 잡은 동명마을에 서 딴 동명로 등에서는 동구의 옛 지형과 마을의 역사를 유추해 볼 수 있다.
또한 독립로, 무등로, 문화전당로, 서석로 등은 명소를 그대로 담아 위치 파악을 더욱 알기 쉽게 했다.
동구는 자연과 마을의 역사가 담긴 도로명주소를 구정소식지, SNS를 통해 지역민들에게 적극 알려나갈 계획이다.
동구 관계자는 “도로명주소는 주민들이 사용할 때 위치를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정해졌다”며 “생활주소인 도로명주소의 편의성이 널리 알려져 하루 빨리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